▲무릎을 꿇고 강의하는 모습.무릎을 꿇고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는 김제동씨.
장덕재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이 김제동을 향해 질문했다.
- 김제동씨는 20대를 어떻게 설계하셨나요?""저는 사실 첫사랑이 저의 인생을 거의 설계해준 것 같습니다. 뭐, 인생이 항상 설계한대로 살아지는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여기까지 잘 온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미안한 것이 있다면 기성세대가 되어 여러분께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취업경쟁, 등록금 문제 이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저는 잘 살고 있다는 것이 미안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한 가지만 부탁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 꼭 원하시는 일을 하십시요. 항상 여러분을 뒤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어떤 아름다운 꽃도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습니다. 여러분 주변에 흔들림이 많으시죠? 그 흔들림이 아름다움을 만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큰 절을 하며 그렇게 강의를 마쳤다. 그리고 우리는 뜨거운 호응으로 그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그는 "제 강의는 들어봤자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으니 필기구는 집어넣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실재로 무언가를 적기 위해 펜과 수첩을 들고 있었지만 몇 개 적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강의가 남긴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남긴 웃음의 가치, 상식이 통하는 사회, 존중이란 키워드는 내 수첩이 아닌 가슴 속에 남았으니 말이다.
강의를 하는 도중에 무릎을 꿇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에서도 '존중'이란 것을 그는 보여주었다.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20대에게 그가 던진 '사랑'과 '존중'이라는 가치와 그의 진정어린 목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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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은 김제동 "웃으십시오, 웃어야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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