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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카락, 과자부스러기, 먼지 등이 잔뜩한 키보드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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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보드 완전 해부 .. ⓒ 정현순
"엄마, 안경 쓰고 이리 와보세요."
"조금 있다가..."
"아니요. 지금 빨리 와보세요."
아들이 채근하는 소리에 하던 일을 멈추고 아들아이가 앉아있는 컴퓨터 앞으로 갔다. 아들아이는 "엄마, 여기 키보드 좀 보세요. 아직까지 청소 한 번도 안했지요?"한다. 세상에나 안경을 쓰고 키보드를 자세히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눈만 뜨면 만지작 거리던, 하루에도 수없이 두들기던 키보드가 그렇게 더럽다니. 아들아이 보기가 정말 창피했다.
난 "이왕 말이 나왔으니 키보드 청소해야겠다" 하곤 아들아이한테 도움을 청했다. 아들아이는 키보드 위에 있던 것들을 모두 해부해 주었다. 키보드 안은 더욱 심각했다. 머리카락, 과자부스러기, 먼지 등이 청소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동안 나는 집안청소 하면서 키보드위를 닦아주곤 했었다. 그러면서도 그 속은 청소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아니 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날 보니 청소를 하면 안 되는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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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척을 하기 위해 가루비누를 푼물에 담가놓았다 .. ⓒ 정현순
키보드에서 뺀 모든 부속품들을 세척하기 위해 가루비누를 풀고 잠시 담가놓았다. 가루비누를 푼물에도 먼지 등 이물질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수세미로 부속품들을 일일이 닦아주었다. 뽀얀 것이 원래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부속품들을 깨끗이 닦아서 물기를 빼주었다. 그것들이 잘 마르는 사이 자판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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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보드안에서 나온 먼지 .. ⓒ 정현순
작은 솜방방이, 칫솔, 매직블럭 등 작은 공간을 청소하기 좋은 도구들은 총출동했다. 물기를 묻혀 먼지 등을 불린 후 솜방망이로 구석구석 닦아냈다. 그런 후, 자판을 거꾸로 들고 샤워기로 남아있는 먼지들을 세척했다. 아주 깨끗해졌다.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을 왜 그동안 생각조차 못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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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 속살이 드러난 컴퓨터자판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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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이 청소된 키보드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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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자판과 세척한 후 제자리를 찾은 자판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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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해진 자판을 보니 기분도 상쾌해진다 .. ⓒ 정현순
자판과 부속품 모두 잘 말랐다. 집에 있던 다른 키보드를 보고 그대로 맞추기 시작했다. 다 맞추고나니 마치 새로 산 것처럼 산뜻해졌다. 이렇게 간단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세균이 모두 날라간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우리가 자주 용하는 컴퓨터 키보드에는 변기의 5배, 변기시트 377개 정도의 세균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키보드에서도 포도상구균과 디프테리아균이 서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행히도 세균에 감염된 컴퓨터 자판은 소독제로 닦아주었더니 세균의 95%가 제거된다고 한다. 일반적인 알코올로도 소독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주변의 작은 것도 청결하게 해준다면 쾌적하고 뽀송뽀송한 여름을 무사히 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들, 눈만 뜨면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는 나도, 키보드를 자주 소독해주는 것이 아주 바람직하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절감할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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