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항장 인천 이전과 이후 로고
이정민
지하철 박물관에서 처음 마주치는 장면은 바로 석남 이경성을 기리는 액자였다. 이는 박물관이 살아온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던 것. 이경성은 1945년 10월 인천시립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부임해 1954년 3월 사임할 때까지 8년 5개월 동안 박물관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1954년 이후 두 번에 걸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비롯해 여러 미술관의 관장직을 역임했던 그는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의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며 해방기 어수선한 정국에서 정서적 공황상태에 있던 인천시민들에게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눈여겨 볼 것은 인천메트로 각 역의 유래를 설명한 사진. 박물관과 함께 인천메트로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함이다. 그 중에서도 계양역과 귤현역에 대한 유래를 읽어 내려가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계양역(황어장터)은 인천메트로의 출발역으로 공항철도로 환승할 수 있는 곳이다. 역에서 북쪽으로 1km지점에는 황어장터 3·1만세운동 기념관과 기념비가 있다. 이곳은 5일에 한 번 시장이 섰던 곳으로 잉어가 많이 잡히던 곳이라 해서 황어장이라 불렀다.
이어 귤현역의 굴현동은 원래 굴현리라 불렸던 지역으로 굴현이란 구불구불한 고개를 뜻하며, 역의 남쪽에서 박촌역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말한다. 조선시대 계산동의 부평읍내에서 행주나루로 가려면 이 고개를 넘어야만 했다고 한다. 역에서 서북쪽으로 약 3km 떨어진 곳에 조선중기 효자 이찰과 이율 형제의 무덤과 효자 정려(작은 정문)가 남아 있다.
계산동에 사는 주민 김오순(63)씨는 "모처럼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니 내가 다 젊어지는 기분이 들어 정말 좋았다"고 한 뒤 "지하철이 또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자주 마련해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