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손님이 찾아왔어요

[시] 기도

등록 2010.12.07 14:38수정 2010.12.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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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하느님

저에게

따듯한 가슴을 주소서

 

이웃이

힘들고 배가 고플 때에

저에게 손을 내밀어도

 

그들을

뿌리치지 않도록

따듯한 가슴을 주소서

 

부모형제가

곤하고 지칠 때면

저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아내가

휴식이 필요할 때면

얼굴을 포옥 파묻고

 

제 가슴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도록

 

딸아이들이

아빠의 가슴은 따듯하다며

아무 때고 뛰어들 수 있도록

 

뭇 사람들에게

달콤하고 포근할 수 있는

따듯한 가슴을 저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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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 조상연

오전에 정겨운 손님이 찾아오셨다. 밥 때가 되어 점심을 먹었는데 밥 한 공기가 남았다. 빈 그릇을 차곡차곡 쌓아 밖에 내놓고 잠시 후 나가보니 손도 안 댄 밥공기가 비워져 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안 좋은지 모르겠다. 차라리 보는데서 가져가면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해 드렸을 텐데.

 

어떤 사람은 배불러서 밥을 남기고 어떤 사람은 배가 고파 길거리 밥을 쏟아가고 가슴이 그냥 짠 해온다. 아직 밥이 채 식기도 전이니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그냥 마음이 안 좋다.

 

하느님, 그리고 부처님 제 부탁 좀 들어주시겠습니까? 저에게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힘을 주시던가, 어려운 이웃이 저의 눈에 안 띄게 하여 주실 수는 없는지요?

덧붙이는 글 | 따뜻한 겨울 나시기를 바랍니다.

2010.12.07 14:38ⓒ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따뜻한 겨울 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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