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이다. 이 날은 1948년,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라 일컬어지는 세계인권선언문이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은 올해로 62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엔 인권이 취약한 이들이 적지 않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에 장애인들이 그동안 겪은 차별과 편견을 글로 썼다. 9회에 걸쳐 연재할 '장애인 커밍아웃' 기사는 장애인들이 겪은 차별의 '커밍아웃'이다. 또한 이 글은 사회가 외면한 장애인 차별이, 장애인들에 의해 '아웃팅'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연재엔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몇몇 비장애인도 함께 했다. [편집자말] "보험 가입하러 왔는데요." "고객님은 안 되는데요.""네? 왜요?" "아, 장애인은 원래 가입할 수 없습니다." 환자본인부담금을 보장해 준다는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보험회사를 찾았다가 퇴짜를 맞았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이었다. 장애인들은 병원을 자주 이용하므로 회사부담이 커져서 가입이 안 된다는 것이다. 뇌병변장애인인 나는 자주 다리와 머리 통증에 시달린다. 다리 아픈 것은 웬만큼 참아낼 수 있겠는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괴롭다. 그렇다고 아플 때마다 병원을 찾을 수는 없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병원엘 가는데, 한 번 갈 때마다 기본 1~2만 원은 든다. 의사선생님은 병 키우지 말고 아프면 바로바로 오라고 하지만, 우리 실정을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다. 그래서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해서 병원비를 좀 줄여보려고 했는데 장애인은 가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2년... 하지만 "장애인은 보험가입 안 됩니다"그러던 어느 날, 티브이를 보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 같은 장애인을 받아주는 보험이 생긴 것인지도 몰랐다. 다시 희망을 안고 찾아가 보았다. 보험회사에서는 장애인용 스쿠터를 타고 간 날 보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안 된다고 했다. 또 한 번 실망했다. 정말 다른 수가 없는 것인지 고민하다가 문득 나에게 보험모집인자격증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혹시 이것이 있으면 가입이 되지 않을까 하고 알아보았다. 역시나, 그 자격증도 소용없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우체국이었다. 우체국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니 일반 보험업체와는 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상담원은, 장애인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오래전에 시행되었던 곰두리 보험밖에 없는데, 지금은 그것도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장애인은 보험가입이 모두 불가능하다는 얘기였다. 며칠 전, 다시 한 번 전화로 물어보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생겼으니 보험법도 좀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보험의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지난 10월에 나는 기초생활수급자(장애1급)가 되었고 숨통이 조금 트였다. 물론 기초수급자라 해도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상한선은 있다. 그 상한선을 초과할 경우 자기가 나머지 비용을 부담을 해야 한다. 당장 다리 수술을 해야 하지만 이런 이유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래도 기초수급자가 된 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몸이 아파도 치료비용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 보험에 가입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있다. 돈이 없는 장애인들은 위급한 상황에 놓여도 병원 문턱도 못 밟아보고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넘었다. 하지만 보험사의 장애인 차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보험대상자의 장애 정도와 상태 등을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검토해서 장애인들도 차별하지 않는 보험이 어서 빨리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언제쯤이면, 얼마나 기다리면 그 날이 올까? ▲광주광역시 시청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단 기자회견 때 찍은 사진윤진호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윤진호님은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차별금지법 모니터링단(광주인권사무소)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그동안 지자체 청사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제공 여부, 공공기관 주관 지역행사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제공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 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윤진호님은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차별금지법 모니터링단(광주인권사무소)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그동안 지자체 청사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제공 여부, 공공기관 주관 지역행사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제공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 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예 추천2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윤진호 (capyman1) 내방 구독하기 관련기사 [장애인 커밍아웃 ⑥] 키 120cm 이발사의 특별한 고객, 부럽죠? [장애인 커밍아웃 ⑤] 밥 좀 먹읍시다, 왜 식당도 못 가게 해? [장애인 커밍아웃 ④] "열 살밖에 차이 안 나는 날 보고 '아빠'라니..." [장애인 커밍아웃 ③] 17번 수술로 '반인반마'가 됐습니다 [장애인 커밍아웃 ②] "차비 안 받아도 되니 제발 밖으로 나오지 마" [장애인 커밍아웃 ①] "우리 애가 장애인이래, 정말 낳을 거야?"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험 가입 안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18년 된 헌 아파트, 직접 고쳐 쓰니 새집 같습니다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