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휠체어필자가 사용하는 전동휠체어. 왼쪽 발판은 올해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과정에서 부서져, 휠체어까지 장애를 갖고 있다.
김영애
다음 날 점심시간에 다시 그 건물로 간 나는 직원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저 돌말뚝, 왜 고정시켜 놓았습니까? 그리고 고정을 시켜 놓더라도 휠체어는 들어갈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에 직원은 "손님들이 쇼핑카트를 가져가니 어쩔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 때 여직원이 한 명 나타나더니 "그걸 열어두면 어떡해!"라며 힐난조로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나도 화를 내며 "그럼, '이 건물에서는 장애인들을 안 받습니다'라고 밖에다 적어 놓지 그러냐"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기를 일주일. 점심 때마다 그런 식으로 해서 점심도 거르지 않고, 교육도 다 받았습니다. 수료증을 받아서 뿌듯한 마음은 들었지만 그 건물을 생각하면 할수록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결국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단체 명의로 건물주에게 공문을 보냈습니다.
'밥 한 끼 먹는 것, 비장애인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 장애인에겐 왜 이리도 힘이 드는지요. 이것은 엄연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시설물 접근이용의 차별금지) 위반이라고 생각됩니다.'
이틀 만에 그 건물주에게서 답변서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광주점 인사파트장 000입니다. 1)해당 시설물은 8월 20일부로 건의하신 내용을 반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협력사원 채용시, 장애우에 대해 편견없는 서비스가 실시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장애우 쇼핑시, 고객만족센터에 접수하시면 도우미 사원이 동행하여 즐거운 쇼핑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저는 이런 일이 있으면 꼭 확인하러 갑니다. 가보니, 그 건물 입구에 있던 돌말뚝이 치워져있더군요. 그렇게 해놓으니까 유모차도 쉽게 드나들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같이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다만 세상이 장애를 느끼게 만드니 장애인이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영애님은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차별금지법 모니터링단(광주인권사무소)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그동안 지자체 청사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제공 여부, 공공기관 주관 지역행사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제공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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