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모아여성시각장애인들의 직업 재활을 돕는 카페인 '까페모아'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이선주씨.
구태우
# 등단이 꿈이었던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문학을 전공한 이선주(30)씨는 매일 오전 9시 관악구 봉천동 4번 출구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1층에 있는 '까페모아'로 출근한다. 시각장애 1급인 이선주씨는 1년 차 바리스타이다. 이씨는 지난해 3주간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마치고, 3월부터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까페모아에는 5명의 시각장애인이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점점 더 먹고 싶어지는 커피를 만들자'라는 뜻으로 지난해 4월 개점한 까페모아는 여성시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졌다. 수익금 전액은 시각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해 쓰인다. 시각장애인들이 섬세한 기술이 요구되는 바리스타 일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을 위험도 있었으며, 물의 양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까페모아 개점 1년 만에 실로암사회복지관의 까페모아팀은 2010 KCA 바리스타클래식 대회에서 2위를 하기도 하였다.
실로암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박소정씨는 "처음에는 바 구조 등이 익숙하지 않아 메뉴제공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수가 잦았다"며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이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극복해 내는 모습을 보면서 배운 게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이 익숙해져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라떼아트(우유기술)는 어렵다"며 "손님들이 커피를 맛있게 마실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악어> 같은 소설을 쓰는 것과 작지만 예쁜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실로암사회복지관은 여성시각장애인들의 직업 재활을 위해 까페모아 2호점 개설을 준비 중이다.
# 좋은 사람들이 만든 착한 가게 '사직동 그가게'
인도 여행의 시간을 사랑했던 이들, 그리고 여행에서 느꼈던 나눔의 기억을 이어가고 싶은 이들이 모였다. 이들이 모여 록빠2호점(사직동 그가게)을 열었다. 록빠1호점은 인도 다람살라에 있다. 다람살라에 있는 록빠1호점은 티베트인들을 위한 나눔 단체이다. 한국인 빼마(남현주)와 티베트인 텐진 잠양(33)이 2005년 티베트 아이들을 위한 탁아소를 설립한 뒤 소문을 듣고 찾아간 여행자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연간 200여 명의 한국 여행자들이 록빠1호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사직동 허름한 창고가 카페로 바뀌었다. 평일엔 5~6명, 주말엔 20명 가까이 모여서 개점 준비를 했다. 버려진 가구와 소품들을 주워서 록빠식 가구로 탈바꿈시켰다. 카페를 열자 여행의 기억, 나눔의 기억이 있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싱어송라이터 윤영배씨와 통인동 커피공방에서는 커피나눔을 하고 있고, 자원활동가들은 디자인 소품을 기부하였다. 매달 열리는 멜로디 잔치에는 문화예술인들이 재능을 기부하였다. 또한 12명의 카페지기들이 카페 운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