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청소·경비 노동자 1000여 명, 집단교섭 들어간다

5개 대학 9일 첫 교섭... 생활임금·직접고용·노조탄압 중단 요구

등록 2011.11.08 17:03수정 2011.11.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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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3월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교내 행진을 벌이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3월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교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고려대, 고려대 병원,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경희대 등 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에 속해있는 5개 대학 청소·경비노동자 1000여 명이 '제대로 된 동일한 노동조건'을 요구하며 오는 9일 12개 업체와 첫 집단교섭을 갖는다.

지난 3~4월, 고려대, 고려대 병원, 연세대, 이화여대 등 3개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전면파업 등 '집단교섭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이들 3개 대학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는 덕성여대, 동덕여대에서 일하는 청소·경비 노동자까지 총 800여 명이 동일한 단체협약 적용과 함께 최저임금을 넘어선 임금을 받게 되었다(고대·연대·이대 시급 4600원, 동덕·덕성여대 시급 5000원).

공공노조에 따르면, 9일에 하는 2012년 집단교섭 투쟁에는 기존의 고대, 고대 병원, 연대, 이대 3개 대학 이외에도 지난 1월 노조 활동을 이유로 전원 해고되었다가 복직된 바 있는 홍익대, 지난 10월 노조가 출범한 경희대 청소노동자들까지 모두 1000여 명이 참여한다.

공공노조는 "집단교섭의 많은 성과에도 여전히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간접고용 문제, 낮은 최저임금 문제를 들었다. 공공노조는 2012년 집단교섭 3대 요구안 가운데 하나로 '2010년 5인 이상 상시고용 전체노동자 정액임금'의 50%(주 40시간 기준)인 시급 5410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점심식대 8만 8000원 지급(월 22일 근무×4000원), 명절 상여금(추석·설 명절 기본급의 50%)도 주장하고 있다.

'진짜 사장, 대학총장이 고용임금을 책임져라'는 요구도 지난해와 동일하다. 공공노조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고, 학교에서 일하면서도 간접고용이라는 이유로 학교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의 본질적인 원인은 바로 간접고용에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요구 사항도 하나 생겼다. 바로 '어용노조와 창구 단일화 등 노조탄압을 중단하라'는 것. 공공노조에 따르면, 지난 7월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이화여대와 홍익대에 '어용노조'가 들어섰다. 연세대에서는 사측에서 노동조합 탈퇴서를 배포하고 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권유하는가 하면, 신규직원 채용시 노조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에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지난 9월 20일 본관 앞에서 사측의 노조탄압에 맞서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공공노조는 '창구 단일화' 역시 노조를 탄압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공공노조는 "현재 대학 사업장은 1년 혹은 2년마다 계약이 갱신되고 용역회사의 특성상 한 업체가 전국에 수개의 사업장에 걸쳐있는 상황에서 회사별 창구 단일화 절차를 강요하는 것은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고 시간을 끌 수 있도록 해서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공노조는 오는 9일 오후 2시 30분 민주노총 서울본부 1층 강당에서 첫 집단교섭에 들어간다.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생활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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