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패거리가 호남 DJ 민주계 학살했다"

[민주통합당] '호남 현역 의원 6명' 탈락에 반발 거세... "무소속 출마 배제 안 해"

등록 2012.03.05 17:32수정 2012.03.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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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통합당 4. 11 총선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부당한 공천이다"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통합당 4. 11 총선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부당한 공천이다"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말도 안 되는 밀실 공천이야. 공심위 친노 세력의 각본이지 뭐. 친노 패거리가 호남 김대중 민주계를 학살한 거야. 민주당 망하는 길이야."
"아이고, 이거 원 너무 열 받아서."

5일 공천심사위원회가 발표한 호남권 '경선 후보자 및 단수 후보자' 리스트에 이름 올리지 못한 최인기, 조영택, 강봉균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달음에 국회로 달려온 차였다. "민주당의 자폭"이라는 소리도 터져 나왔다.

함께 자리하지 못한 신건 의원까지 함께 이름 올린 네 명의 의원들은 이날 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직업 관료 출신으로서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공천 결과는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전형적인 코드 밀실 공천"이라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공심위가 주장하는 정체성의 기준이 무엇인가 밝혀야 한다,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사람들은 무조건 배제하자는 것이 정체성의 기준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한 공심위를 구성하고 부당한 공천심사를 진행토록 한 한명숙 대표는 결과에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공심위가 본격적인 심사를 하기도 전에 언론에 명단을 흘리며 담합 공천을 한 점에 대해 반드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호남 의원 탈락 명단이 이날 거의 그대로 발표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당시 당은 "명백한 오보"라며 극구 부인한 바 있다.

"재심 요청할 것... 무소속 출마 배제하는 것 아니야"

a  민주통합당 호남권 30개 지역구 중 6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사에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의 지역 당원들이 조 의원의 공천 탈락에 항의하며 지역 민심 무시하는 밀실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호남권 30개 지역구 중 6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사에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의 지역 당원들이 조 의원의 공천 탈락에 항의하며 지역 민심 무시하는 밀실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들은 공천 심사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무소속 출마'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의원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역 유권자, 지지자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이 주장하는 '공천에서 배제된 이유'는 한 길로 통했다. 특정 세력의 특정 인물을 공천하기 위해 지지율이 가장 높은 자신이 배제됐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내 지역구는) 여성 후보 전략 공천설이 파다했다, (순위가) 하위인 여성 후보 두 사람을 (공천에) 추천한다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 갑에는 참여정부 시절 여성부 장관을 지낸 장하진 후보와 호남대 교수 출신의 박혜자 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최 의원은 "내 지역에는 박선원 전 청와대 비서관이 입후보했는데 지역에 올 때부터 전략 공천하기로 돼 있다고 얘기하고 다녔다"며 "내 지지율의 1/3밖에 안 되는데 나를 경선에 참여시키면 친노 세력이 (경선 통과가) 안 될 것 같아서 나를 인위적으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외부 공심위원 7명이 행동을 통일해 시나리오에 있는 사람을 붙이려 한 쪽에는 모두 높은 점수를 주고 떨어트리려는 사람은 똑같이 낮은 점수를 줘서 담합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며 "호남에 무리해 공천해도 당선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이라고 쏘아붙였다.

흥분한 호남 의원들 "우리 넷이 따로 당 만들자" 질렀으나, 농담이라며 '급수습'

a  민주통합당이 공천심사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사에서 경찰들이 공천탈락에 항의하는 지지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배치되어 있다.

민주통합당이 공천심사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사에서 경찰들이 공천탈락에 항의하는 지지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배치되어 있다. ⓒ 유성호

공천 탈락의 근거가 다면평가라는 지도부의 주장에 대해 조 의원은 "다면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데 왜 공개 안 하냐"며 "(비공개로 하니) 혼란과 의혹이 증폭된다"고 힐난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구 민주계 인사들이 조직한 '민주동우회'에 참여 여부를 묻자 "그런 것과 우리는 관련 없다"며 잘라 말한 최 의원은 "전라남·북도로 각각 2명이니 우리 넷이 당을 따로 만들자"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조 의원은 "농담이다"라며 급히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앞서, 역시 공천에서 탈락한 김재균 의원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 의원은 "원칙과 기준, 형평성을 상실한 잘못된 결과이며 특정 세력의 정치적 각본에 의해 연출된 공천 학살극"이라며 "곧바로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정세력'에 대해 "총선기획단의 이미경, 백원우, 우상호, 임종석"이라며 "친노 486세력이 결탁한 심층 지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 탈락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나를 꺾어야 나중에 호남에서 자파 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행동에 옮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 공천 탈락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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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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