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권위원장, 하루 회의하는데 10일 여행?

설훈 의원 자료입수... 출장일정 부풀려 거액비용 지출, 고액 강의 논란도

등록 2012.07.02 17:04수정 2012.07.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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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 유성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3년 재임 기간 동안 외유성 짙은 국외 출장에 거액의 출장비를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을 주제로 외부 강의를 하면서 1300여만 원의 강의료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심포지엄은 단 하루, 출장 일정은 총 10일

2일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이 인권위로부터 제출받은 '위원장 국외 출장 내역' 자료를 보면, 현 위원장을 비롯한 일행 4~6명은 취임 뒤 3년간 10건의 해외 출장비로 약 3억2030만 원을 지출했다. 현 위원장 개인 출장비는 약 1억2500만 원으로 전체 금액의 약 40%다.

해외출장 일행이 3년 동안 쓴 45건의 항공료는 2억212만 원 정도다. 이 중 현 위원장은 10번의 출장 모두 항공 1등석(퍼스트 클래스)을 이용했다. 그가 항공료로 쓴 금액은 8176만  원이다.

인권위가 외국에서 개최한 '북한인권 국제심포지엄' 역시 업무에 비해 여행 경비가 지나치게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벨기에 브리쉘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7월 13일 단 하루였다. 그러나 출장 일정은 총 10일로 심포지엄과 상관없는 일정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심포지엄 개최 집행액은 5979만 원이다. 이 중 여행 경비로 4893만 원 가량을 썼다.

2012년 5월 미국 LA에서 열린 '북한인권 개선 국제심포지엄'도 마찬가지다. 7일 일정 중 심포지엄은 14일 단 하루였다. 당시 개최 집행액은 7424만여 원이었고, 이 중 여행 경비는 4632만여 원이다.

별다른 일정 없이 장기 출장 계획을 잡은 적도 있었다. 2011년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총 7일간 진행된 러시아 국가인권기구 방문 일정에서, 업무 관련 내용은 24일~25일 단 이틀이다. 같은 해 12월 11일부터 19일까지 총 9일 동안 잡은 '멕시코 인권위와의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국외출장'도 업무 관련 일정은 이틀뿐이다. 나머지는 멕시코 인권위와 상관없는 코스타리카 방문 일정으로 채워졌다. 두 일정에 든 비용은 5109만 원이다.


강의료로 1300여만 원 받기도

a  자질 문제로 시민사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청와대가 연임시키기로 내정한 가운데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앞에서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이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나 대기업이 저지른 인권 침해 사건 13건 이상 부결'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국가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 의견제출 부결''민간인사찰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부결''한진중공업 김진숙씨 긴급구제 기각' 등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 역사를 후퇴시켰다고 지적했다.

자질 문제로 시민사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청와대가 연임시키기로 내정한 가운데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앞에서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이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나 대기업이 저지른 인권 침해 사건 13건 이상 부결'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국가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 의견제출 부결''민간인사찰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부결''한진중공업 김진숙씨 긴급구제 기각' 등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 역사를 후퇴시켰다고 지적했다. ⓒ 권우성


이외에도 현 위원장은 3년 동안 외부 강의를 하며 1336만 원의 강의료를 개인 통장으로 입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 의원이 받은 '위원장 외부 강의활동 내역' 자료를 보면 현 위원장은 취임 후 고등학교·대학교 등의 대학 및 공공기관에서 30차례 강의했다.


이 중 5개 대학에서는 100만 원 안팎의 고액 강의료를 받았다. 5개 대학 중 최고 강의료는 2시간 강의에 125만5220원, 최저 금액은 2시간 강의에 95만6000원이었다.

다만, 이는 2012년 6월 8일 개정된 인권위 공무원윤리강령 이전의 일이라 법적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인권위의 수장이 인권 강의로 고액의 강의료를 받은 것을 두고 도덕적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개정된 윤리강령에 따르면, 장관급 인사는 1시간 강의에 40만 원 넘는 외부 강의료를 받아선 안 된다. 만약 강의가 1시간을 넘을 경우, 초과분은 시간당 30만 원 이하로 받을 수 있다.

한편 청와대는 현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고 6월 26일 국회에 현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냈다. 이에 각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발족한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긴급행동'에서는 현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지난 6월 28일부터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늘(2일) 오전에는 김조광수 영화감독이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섰다.
#현병철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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