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인수위원장, 새누리당의 '공약 뒤집기' 강력 경고

최근 정부·보수 진영, 복지공약 재검토 요구... "대선 공약은 정성껏 마련한 것"

등록 2013.01.17 10:44수정 2013.01.17 13:32
0
원고료로 응원
[기사 대체 : 17일 낮 1시 33분]

a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총리실 업무보고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자료사진).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총리실 업무보고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자료사진). ⓒ 인수위사진기자단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 흔들기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지난 12일 박근혜 당선인이 정부부처의 공약 흔들기를 경고한 이후, 5일 만에 김용준 위원장이 다시 나선 것이다.

김용준 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연 브리핑에서 "대선 기간 동안 국민들께 내놓은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과 재원 마련 가능성 등에 대해서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정성을 갖고 하나 하나 정성껏 마련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가 시작도 되기 전, 인수위의 인수 작업도 끝나지 않았고 아직 검토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성을 다해 만든 대선 공약에 대해 '지키지 말아라', '폐기하라' 라든지, '공약을 모두 지키면 나라 형편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브리핑을 자청한 표면적인 이유는 이날 언론 보도 때문이다. 16일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개별 공약들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분석·진단하겠다"고 말한 내용을 두고, 언론이 '공약 수정 시사'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윤창중 대변인은 김용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어제 인수위의 정책과제 결정 단계를 언급한 대목에서 일부 언론에서 마치 공약을 수정하는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국민이 혼선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에 위원장님께서 직접 설명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공약 뒤집기... 인수위 '불만'


하지만 김용준 위원장이 재차 공약 흔들기 비판에 나선 것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당선인 복지 공약 수정 요구가 도를 지나쳤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공약 뒤집기를 둘러싼 비판 여론은 원칙과 신뢰라는 박근혜 당선인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16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은 새누리당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아버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자문위원회를 언급하면서 "본인(대통령)도 무슨 약속(공약)을 하는지 다 기억을 못 하실 텐데, 그것을 다 이행하려고 하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결론은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미 '내년(2013년)부터 65살 이상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뒤집었다. 16일 기자간담회를 연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지급'을 '지급 추진'으로 말을 바꿨다. 그는 또한 지급 대상을 축소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4대 중증질환 국가 100% 보장', '군복무 기간 18개월 단축' 공약에 대한 새누리당의 뒤집기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 공약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국방부가 11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공약 실행에 대해 난색을 표해, 박근혜 당선인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국방부 업무보고 이튿날인 지난 12일,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박근혜 당선인이 불편한 마음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일부 부처에서 '난색을 표명했다',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다', '그래서 실행이 어렵다' 등 보도를 통해서 나오는 이런 현상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두 공약에 대해 각각 "돈이 훨씬 많이 들 것이다, 결국 돈 때문에 허덕일 것이다", "공약 이행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형 예산은 출구 전략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면서 노골적으로 공약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공약 조절 필요성이 있다'는 새누리당 중진들의 의견이 인수위에 전달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노코멘트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인수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3. 3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4. 4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