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게 '안철수 노원병 출마' 물어보니...

"말하기 어렵다"고 답해... 출마 둘러싼 비판 커지자 대답 피한 듯

등록 2013.03.05 21:04수정 2013.03.0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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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눈인사 하는 문재인 의원 5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눈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눈인사 하는 문재인 의원 5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눈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은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의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어떻게 생각할까?

'안철수의 귀환'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기자의 머릿속에는 문재인 의원이 떠올랐다. 기자는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캠프를 취재했다. 문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안철수 전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이후 안 전 후보의 막판 지원으로,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등한 선거전을 펼칠 수 있었다.

문 의원에게 안 전 후보는 대선후보직을 양보해준 고마운 사람이자, 민주당의 대안을 자처하는 세력의 수장이기도 하다. 지난 2일 안 전 후보가 곧 귀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 의원이 측근에게 "환영하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재보선에서 야권이 힘을 합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철수 출마 환영" 문재인, 기자가 묻자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곧 상황은 변했다. 야권에서는 안 전 후보의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떡값 검사 이름 공개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곳이다. 부당한 판결이라는 논란에, 노회찬 의원이 특별사면을 받아 보궐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후보가 연고가 없는 곳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그가 노회찬 대표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태 정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쉽게 당선될 수 있는 곳이 아닌, 부산 영도 보궐선거에 나가 '박근혜 정부 개국공신' 김무성 전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맞붙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결과, 안철수 전 교수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46.0%로, 찬성한다는 의견(34.1%)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후보 쪽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송호창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전국적 차원에서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서울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안과 비전이 아닌 반여후보 단일화에 모든 것을 건 '반대의 연합'으로는 새로운 정치도, 거대여당을 뛰어넘는 대안세력의 성장도 가능하지 않다"며 야권 연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야권과 안 전 후보 쪽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문 의원이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문 의원이 나타나자, 본회의장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문 의원은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시작된 본회의에 참석해, 법안 처리와 동료의원의 5분 발언 등 모든 일정이 끝난 뒤인 오후 4시 30분 본회의장을 빠져나왔다.


기자가 문 의원에게 인사를 하자, 문 의원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그에게 안 전 후보의 노원병 출마 입장을 물었다. 문 의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 안철수 전 후보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니, 그야 입장 다 말씀드렸는데, 뭘."

- 노원병 출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고, 부산 영도에 출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상황 모르니까, 더 이상 말하기 어렵죠."

문 의원은 이후 손 사레를 치며 입을 닫았고, 옆에 있던 보좌관도 기자의 질문을 제지했다. 기자는 문 의원을 쫓아가 질문을 했지만,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문 의원이 답변을 피한 것이다. 안 전 후보 출마를 둘러싼 여론이 요동을 치자, 더 이상 발언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의 귀국은 11일 오후로 확정됐다. 문 의원의 속내가 더욱 궁금해진다.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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