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만 마음 바꾸면 모두 편해진다"

경남도-민주노총 협상 결렬... 철탑농성자들 "홍지사 그만 고집 꺾어야"

등록 2013.04.22 21:21수정 2013.04.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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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갈등과 관련해 경남도청 철탑 고공농성 해제를 위한 경남도와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의 협상이 두 차례 열렸지만 타결을 보지 못한 가운데, 고공농성자들은 "지금이라도 홍준표 지사가 마음을 고쳐 달라"고 호소했다.

박석용(46)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과 강수동(47) 민주노총 진주지역협의회 의장은 22일 저녁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1주일째 철탑에서 농성하고 있다.

경남도와 민주노총·보건의료노조는 고공농성 해제를 위해 두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협상에는 경남도에서 윤한홍 정무부지사와 윤성혜 보건복지국장, 민주노총에서 김재명 경남본부장과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이 나섰다.

이들은 지난 21일에 이어 22일 오후에도 만나 협상을 벌였다. 협상에 참여했던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양측은 서로 입장만 대변했다"고 밝혔다. 3차 협상은 23일 낮 12시에 있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경남도는 두 농성자가 내려오면 홍준표 지사와 만남을 주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노총·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하되 1~2개월 뒤 심사 보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남도는 이들을 특수건조물침입, 미신고 집회에 따른 집시법 위반, 특수공용물건손상,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석용, 강수동 "홍 지사가 마음 고쳐 먹어야"

박석용 지부장과 강수동 의장은 협상이 빨리 타결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당뇨와 고혈압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석용 지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저녁식사는 했는지? 건강은?
"먹는 거는 괜찮다. 당뇨 수치가 높고 혈압이 높게 나온다. 바람이 많이 분다."

- 어제와 오늘 두 차례 협상을 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는데.
"잘 됐으면 싶은 바람이었다. 홍준표 지사가 마음을 고쳐먹기를 바라고, 경남도의회도 진정성을 가졌으면 한다. 이미 진주의료원에는 65명이 명예·조기퇴직했고, 지금까지 80명 정도가 퇴직했다. 홍 지사는 자꾸 고집만 피울 게 아니라 정상화를 위한 방향으로 머리를 틀어야 할 것이다. 간절히 호소드린다."

a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다룰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등이 17일부터 경남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런 속에 경찰은 도의회 마당에 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놓았다.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다룰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등이 17일부터 경남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런 속에 경찰은 도의회 마당에 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강수동 의장 역시 "홍준표 지사는 이쯤에서 고집을 꺾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강 의장과 나눈 대화다.

- 지금 상황은 어떤지?
"바람이 많이 분다. 창원에 왜 이리 바람이 많이 부느냐. 근근이 버티고 있다."

- 2차 협상도 잘 안됐는데.
"협상 결렬이라는 결과만 들었고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 홍 지사가 진짜 무슨 게임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 정도 했으면 자신의 정치적 목적도 달성했다고 본다. 이쯤에서 고집을 꺾어야 할 것이다. 정치가 뭐고, 도정이 뭐냐. 홍 지사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했지 않느냐. 진주의료원 때문에 전국이 시끌벅적하다. 진짜 자기 한 사람만 마음을 돌려 먹으면 자기도 편하고 모두 편하게 될 것이다. 제발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 경남도가 두 사람에 대해 특수건조물침입, 집시법 위반, 특수공용물건손상,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는데.
"건조물 침입은 맞다. 그러나 우리는 물건을 손상한 적이 없다. 올라올 때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았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도 쉽게 열렸다. 처벌을 한다면 달게 받아야 되겠지만, 오죽했으면 여기까지 올라왔는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홍 지사가 도민의 뜻을 무시하고 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는 독재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맞서 철탑에 올라온 것이다."
#진주의료원 #경상남도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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