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분향소 자리에 설치 된 임시 화단저 자리는 꽃밭이 생겨야 할 자리가 아니다. 4대강이나 청계천 복유ㅓㄴ이 지닌 문제점들처럼.
이명옥
2012년 4월 5일 대한문 앞에 세웠던 분향소가 2013년 4월 4일 중구청의 기습 침탈로 강제 철거됐다. 그 자리에는 다시 분향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임시 화단이 만들어졌고 중구청 직원과 경찰들이 화단 주변을 지키고 있다.
그 화단 앞 혹은 화단 안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있을 때 약속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다 경찰에게 사지가 들려 연행을 당하는 쌍용차 동지와 연대하는 시민들을 볼 때마다, 시민 모두 꽃도둑이 되어 저 화단의 꽃과 흙을 모두 없애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잠시 서울시의회 의정조사관으로 일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이었는데 사계절 꽃값이 책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사계절 길거리 꽃값 책정이라니... 겨울은 겨울답게 보내야지, 가로수에 금세 죽을 꽃들을 매달아 놓느라 시민들의 혈세를 꼭 낭비해야만 할까? 공원도 마찬가지다. 시민공원에 수시로 일년초를 심으며 공원녹지가 어쩌구 공공근로가 어쩌고 할 것이 아니라 다년생 유실수와 꽃나무를 심고 잔디 대신 채소텃밭을 가꾸면 어떨까 싶다.
공원마다 싱싱한 채소며 밀이며 보리가 심겨져 있고 근방 어르신들이 공공근로로 텃밭 가꾸기를 하고 어린이들이 공원으로 현장학습을 가면 어떨까. 어르신들의 지혜로 보리며 밀이며, 가지가지 채소의 이름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텃밭 가꾸는 이야기도 해주고 말이다. 같은 공공근로라도 잔디에 풀이나 뽑고, 사계절 꽃밭이라고 알록달록 꽃을 심고 꽁초를 줍는 일보다 얼마나 생산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