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 유성구청장이 모퉁이어린이도서관에 설치된 자전거 발전기를 돌려서 믹서로 쥬스를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 도서관에는 두 대의 자전기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주민들의 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믹서기를 들고 있는 사람은 고지현 대전충남녹색연합 녹색사회국 부장이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 '에너지동립만세 프로젝트', 용어가 생소한데요?"에너지동(洞)립만세'는 마을 안에서 에너지 자립을 만들어 가는 세상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말입니다. 주민참여형 절전소 운동과 태양 에너지 보급 등을 통해 도시형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자는 게 목표인데요. 물론, 실제 100% 에너지독립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소규모의 마을별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에너지 절약 운동과 대안에너지 활용을 확대해 나가자는 취지고요. 지금은 시작단계이지만,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확대하여 전국의 모범사례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 유성구에서는 또 다른 다양한 에너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지금은 에너지를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의존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 고갈 문제도 심각하고, 지구온난화 문제도 심각합니다. 대안에너지에 대한 고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죠. 이런 고민 속에서 우리 구도 비록 작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정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유성구는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친환경 녹색도시 구축'을 구정 목표와 비전으로 삼고, '기후변화 대응 전담부서'를 만들어 '온실가스 줄이기 내가먼저 실천 그린스타트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에너지를 절약하여 감축한 탄소만큼 돈으로 환산해 주는 '탄소포인트제'는 아마 인근 지자체 중에서는 우리구가 가장 열심히 하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 총 참여 세대가 1만 세대가 넘고, 그 중 포인트를 기부한 세대만 해도 2000세대가 넘습니다. 이들이 기부한 금액이 지난해에만 1300여만 원 정도 되는데, 이 돈은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도 절약하고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도 드리고, 1석2조라서 저희가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그린리더'가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서 에너지 절약 방법을 컨설팅해 주는 '그린 홈 닥터' 사업도 큰 호응 속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린리더만 150명이나 되고, 많은 가정에서 신청을 하고 있죠. 이 밖에도 사무실 컴퓨터에서 낭비되는 전력차단을 위한 '그린터치 소프트웨어'도 전 직원 컴퓨터에 설치했고,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형광등을 LED조명으로 교체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태양광발전기 설치도 늘려나가고 있는데요. 그 동안 장애인 복지관과 노인 복지관, 유성도서관 등에 국비를 확보해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고, 내년에는 구청 옥상에 40kw/h 규모의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옥상에 집열판을 설치하면 전기도 생산해서 좋지만, 그늘도 형성되어 아주 좋습니다. 이런 사업을 해서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해 환경부가 주관한 그린스타트 네트워크 경연대회에서 전국 최우수 기관상을 수상했고, 올해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선정한 환경관리 우수지자체에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업을 경제논리로 보면 사실 실용적이라 할 수 없습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초기에 큰돈이 들어가는 이런 사업들을 하려고 잘 안하죠. 그러나 결국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탈핵도 가능합니다. 근시안적 사고가 아니가 미래지향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 '탈핵'이야기를 꺼내셨는데요. 허 청장님은 전국 지자체장들과 함께 탈핵선언을 하셨죠?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탈핵선언에 참여하셨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하신 겁니까?"탈핵 선언은 저의 신념입니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인 화석연료는 수명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자력에 다시 의존하고 있는데, 원전에는 안전성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원전에 대해 가장 선진국이라 할 수 있고,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자연재해에 의해 결코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사고가 다른 나라 다른 곳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죠. 우리 인류가 이토록 커다란 위험성을 떠안고 언제까지 가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발굴하고, 그것을 발전시켜서 우리 생활과 연결하지 않으면 결국 지구는 재앙 속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인류는 원자력의 의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원자력 의존도를 줄이고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지열 등을 활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국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는 원전을 14기나 더 세운다는 계획 아닙니까? 너무 손쉬운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으려 하고 있죠. 그저 상업성, 편리성, 경제논리만 가지고 쉽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죠. 그런 논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또 그러한 인식을 전 국민이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가 원전을 줄이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실제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당연히 해야죠."
"쉽지 않은 '탈핵', 구정에서 대안 찾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