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항 방향에서 본 보령화력. 7개의 굴뚝이 나란히 서 있다.
심규상
기형물고기가 수시로 올라온다는 얘기도 나왔다.
"(발전소) 온배수 영향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형 물고기가 종종 나와. 지난해 가을에도 갑오징어 낚시하는데 등이 울퉁불퉁한 놈이 올라왔어. 따개비 같은 게 발전소 유입수로 섞어 들어가는 걸 막는다고 주변에 살포하는 화약약품 때문에 바위손군락도 하얗게 말라죽었어"최명순(80)씨는 이곳에서 평생을 보냈다. 누구보다도 이곳 사정에 훤하다.
"손해 본 거 말하자면 끝도 없지. 여기가 조개, 숭어에다 듬북, 우뭇가사리, 찬말, 기름말… 없는 게 없었어. 발전소 생긴 뒤로 지금은 없어. 다 죽었어"보령앞바다에 석탄 화력발전소가 들어선 것은 30년 전이다. 1984년 1·2호기 준공이후 1996년 6호기까지 준공됐다. 2002년에는 복합 화력발전소가 들어섰다. 2008년에는 7·8호기가 추가 증설됐다. 보령화력본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이자 국내 전체 발전설비 중 8%를 차지하고 있다. (설비용량 화력 4000MW, 복합화력 1800MW, 소수력7.5MW 등)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는 원전 2기와 맞먹는 1000MW급 신보령화력 1·2호기 공사가 한창이다. 신보령화력 1·2호기는 오는 201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2조 79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신 보령화력까지 들어서면 발전소 앞에서는 더 이상 고기 잡아 먹고 살기는 어렵다고 봐야지. 보상이나 많이 해줬으면 좋으련만……."보령지역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가구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초에는 3000가구에 달하던 순수어업인구는 1995년도에 2597가구, 2001년 말에는 1579가구로 10가구당 4가구 정도가 어업을 포기하거나 전업했다. 그나마 2011년 2436가구로 회복됐지만 다시 감소추세다. 지역민들은 어업에 영향을 준 대형사업으로는 남포면 부사지구 간척사업, 웅천면 황교 공군폭격장 등과 함께 주교면 및 오천면의 보령화력 건설과 복합화력 증설을 꼽고 있다.
주민들 "숨 쉬고 사는 게 고통... 제발 마을 떠나게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