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외노조라 해도 우리 학교는 문제없어요

서울 신은초, 혁신한마당 행사와 전교조 교사의 참교육 활동

등록 2013.10.30 12:03수정 2013.10.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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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 나서 많은 전교조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혁신학교이면서 서울지역에서 전교조 조직율이 제일 높은 학교로 유명한 강서교육청 관내의 서울신은초등학교를 찾아 분위기가 어떤지 알아보았다.

이 학교에서는 전교조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법외노조화 정책은 전교조 탄압이라고 분노하고 있었다. 정부의 법외노조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참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맞서 걸려있는 현수막 '참교육 25년, 전교조를 지켜주세요'라는 구호와 함께 혁신학교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들어 있다.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맞서 걸려있는 현수막'참교육 25년, 전교조를 지켜주세요'라는 구호와 함께 혁신학교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들어 있다.김광철

이 학교에서는 10월 26일 개교기념일을 기념하여 10월 18일부터 10월 25일까지  축제형태의 '혁신한마당' 행사를 열고, 학년 단위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내용으로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러고나서 10월 28일부터는 1주일 동안 가을방학에 들어가 있다.

가을방학을 이용하여 학생과 학부모 초록동아리에서는 창원의 우포늪과 해인사 일대로 체험을 떠나거나 영어캠프에 참가하기도 한다. 또 학교에서 마련한 가을방학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가족들과 체험을 떠나기도 하는 아이들이 있어 선선한 가을에 다양한 형태의 학습들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서울신은초는 곽노현 교육감의 혁신학교 정책에 의하여 2011년 9월 1일 개교를 하면서 혁신학교로 지정되었다. 당시 전교조는 곽 교육감의 혁신학교 정책에 호응하여 적극적으로 혁신학교에 지원했다. 개교를 한 후에도 6명의 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입을 하여 현재 32명의 조합원들이 있다. 서울지역에서 조직율이 제일 높다고 한다.

학부모 초록동아리의 활동 모습 태양열조리기와 자전거발전기, 천연염색 등의 프로그램으로 생태와 자연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였다.
학부모 초록동아리의 활동 모습태양열조리기와 자전거발전기, 천연염색 등의 프로그램으로 생태와 자연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였다.김광철

자전거 발전기 페달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아이들 만들어진 전기를 이용하여 믹서기를 돌려 쥬스 등을 만들고 있다.
자전거 발전기 페달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아이들만들어진 전기를 이용하여 믹서기를 돌려 쥬스 등을 만들고 있다.김광철

이번 혁신한마당에서 학부모 초록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움마당을 연 민은하 초록동아리회장과 인터뷰를 하였다.

- 혁신한마당 행사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어떤 목적으로 학생들을 맞이했는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태양열 조리기를 이용하여 달걀을 삶아 먹어보게 하고, 자전거발전기를 돌려 슬러시를 만들어 먹거나, 천연염색을 하거나 학교 연못에서 연못 생태에 대한 학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아이들에게 에너지 문제라든가 생태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하고 그 대안들을 찾아보는 활동을 통하여 태적 감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 혁신학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이가 학교 생활을 즐거워 하고, 다양한 체험과 인성을 중시하는 창의적 교육을 하고 있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학교 문턱이 낮아서 담임교사나 동아리 교사 등을 쉽게 만나 격의없이 대화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어서 참 좋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우리 학교로 전학을 오라고 권유하고 있다."

- 이 학교에는 전교조 교사들이 많다고 하는데, 전교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 전교조 교사들을 만나지 않고, 언론 매체 등을 통하여 소식을 접할 때는 전교조는 급진적이라서 안정적인 교육을 할 수 없고, 과격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 학교가 혁신학교로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전교조 교사들의 '참교육'에 대한 열정과 열린교육에 대한 소신이 뚜렷하여 자기 희생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교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지우게 되었다. 삼촌과 이모들을 대하듯 편안하게 대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 문턱이 낮아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들이 참 좋다고 본다."


5학년의 역사 주제에 대한 골든벨 게임 5학년은 우리 역사를 주제로 하여 추천된 아이들이 모여 골든벨 대회를 열고 있다.
5학년의 역사 주제에 대한 골든벨 게임5학년은 우리 역사를 주제로 하여 추천된 아이들이 모여 골든벨 대회를 열고 있다.김광철

교사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하여 이 학교 분회장인 송정희 교사(6학년 담임)을 만나보았다.

-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 조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 이명박 정권에서도 그런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지금 와서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말라는 것은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지 않는 명백한 탄압이라 생각한다."

- 정부의 법외노조화 조치에 대하여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전교조 전체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그 방침에 충실히 따를 것이다. 분회에서는 몇 차례 모임을 갖고, 정부의 조치에 대한 부당함을 학부모 편지를 내거나 현수막을 거는 등 학부모 대상 홍보 활동을 하거나, 각종 항의 집회에도 대거 참여하기도 하고 있다.

이럴 때일 수록 혁신 교육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더욱 정진하여 '참교육' 연구와 실천 활동을 해 나가기로 분회원들이 결의를 하고 있다. 편지를 받아본 학부모들은 '선생님들을 적극 지지합니다'는 문자를 보내오거나 '지지서명에도 적극 동참해 주신다' 아이들에게는 노동조합에 대한 계기 교육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로 조합원을 탈퇴하는 교사들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행정실에서 조합비 수납을 중지할 것에 대비하여 CMS방식의 조합비 납부 신청을 받았는데, 1명을 제외하고 전부 CMS신청서를 써 주었고, 이제는 조합원이 아닌 교사들에게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조합 가입을 권유하여 조합원을 늘려나갈 것이다."

'뚝딱이 학부모 동아리'의 활동 모습 목공예에 대하여 찾아온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뚝딱이 학부모 동아리'의 활동 모습목공예에 대하여 찾아온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김광철

6학년의 각 대륙의 자연 환경과 문화에 대한 학습 각 학급별로 추첨을 통하여 대륙을 정하여 준비와 발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되고, 진행되었다.
6학년의 각 대륙의 자연 환경과 문화에 대한 학습각 학급별로 추첨을 통하여 대륙을 정하여 준비와 발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되고, 진행되었다.김광철

- 혁신한마당 행사는 어떻게 준비하였는가?
"2학기 개학을 하면서 각 학급에서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해 왔다. 6학년은 사회와 관련 교과에 나오는 '세계 각 대륙의 자연환경, 사람들이 사는 모습, 문화"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전교에 열어 놓았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이게 '프로젝트' 학습의 한 형태로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각 학년마다 다들 창의적인 내용으로 알차게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수학여행 장소 선정도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결정하였다고 들었는데.
"각 학급에서 선정된 장소에 대한 안내 PPT를 만들어 오도록 하여 6학년 학생들이 스티커를 붙여 결정하였다.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돼지저금통을 나누어 주고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준비하도록 했다."

학부모 참여마당에서 '솜사탕 만들기'를 도와주고 있는 1학년 엄마들 준비된 별도의 혁신학교 예산을 사용하여 솜사탕기 등을 구입하고,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학부모 참여마당에서 '솜사탕 만들기'를 도와주고 있는 1학년 엄마들준비된 별도의 혁신학교 예산을 사용하여 솜사탕기 등을 구입하고,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김광철

한편 이 학교에 지난 3월,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조은비 교사(23, 4학년 담임)에게 질문을 던졌다.

- 이번 혁신한마당에서 선생님 반에서는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는가?
"아이들과 의논해서 모둠별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여 진행을 하였는데, 두 모둠에서는 영화를 찍어서 상연을 하기도 하였다."

- 4학년 아이들이 영화를 찍는다?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았는가?
"아니다. 영화를 찍은 모둠의 아이들 중에 한 아이가 그런 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스스로 학습을 하거나 어른들께 배운 능력을 갖고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다. 한 7분 정도 되는 분량이다. 한 편은 아이들이 대본을 써서 스스로 배우가 되어 활동하는 것이고, 또 한편은 레고를 이용하여 찍은 것이었다."

- 교직에 첫발을 내디디며 혁신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은 선배 교사들이 많아서 혁신적 마인드와 교육의 내용, 방법 등을 많이 배우게 되어 무척 다행이고 행복하다."

- 동료들 중에 일반학교에 발령 받은 교사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비교해 보면 어떤가?
"일반 학교에 발령 받은 친구들은 '학교가 상당히 권위적이고 분위기가 무겁고, 초임이라고 많은 업무를 맡겨서 힘들어 한다고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내가 내 학급 아이들을 잘 가르치면 되고, 아이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다양한 활동들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어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혁신한마당' 축제에서 1학년 아이들이 '꼬마 선생님' 프로그램 김아무개라는 아이가 '햄스터 키우기'에 대하여 동료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혁신한마당' 축제에서 1학년 아이들이 '꼬마 선생님' 프로그램김아무개라는 아이가 '햄스터 키우기'에 대하여 동료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김광철

이 학교 용희영교장과 인터뷰를 했다.

- 신은초의 혁신한마당 활동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생님들이 각자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다들 열심히 준비하고 열과 성을 다하여 지도하고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 감동할 때가 많다. 오수정 선생님 같은 경우에도 새로 발령받고 왔는데, '힘은 들지만 어느 학교에서도 본 적이 없는 내용들을 스케일도 크게 벌려 하는 모습에 스스로 뿌듯하다'는 말을 할 정도이다. 나도 교장으로서 이런 보습을 보면서 행복하다."

- 일반학교에서도 축제나 운동회 등 비슷한 행사들을 하는데 개선할 점들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1회성 행사로,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아이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수동적으로 참여하는데, 그런 점들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나 학부모들도 함께 준비하고 함께 참여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개선할 점이 있다면 어떤 점들인가?
"다들 창의적으로 열심히 잘 하고 있는데, 약간 아쉬운 점은 직장생활을 하는 학부모들도 함께 하여 전체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방안들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민은하 학부모의 말을 빌리면, 초창기에는 여러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원해서 온 것도 아닌데, 이런 교육을 계속 받다가 중학교를 가서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하는 학부모들도 주변에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는 거의 듣질 못한다. 초창기에는 학원을 보내어 사교육에 의지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지금은 학원을 거의 끊고 학교 방과후 학습이나 동아리 활동 등을 즐기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은초 분회 #혁신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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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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