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성적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비교육적 정책"

울산시의회 정찬모 교육위원장 , '최상위 성적' 조작 의혹 제기

등록 2014.02.06 18:15수정 2014.02.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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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광역시교육청 산하 강북교육지원청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지난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울산이 전국 8개 광역시 중 1위를 하고 17개 시도 중 2위를 했다고 홍보하는 내용이다.
울산광역시교육청 산하 강북교육지원청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지난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울산이 전국 8개 광역시 중 1위를 하고 17개 시도 중 2위를 했다고 홍보하는 내용이다. 박석철

지난해말부터 울산광역시교육청과 산하 교육지원청, 울산과학관 등 울산전역에 있는 교육기관 건물에는 '울산 학력 전국 최상위 달성'이라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지난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울산이 전국 8개 광역시 중 1위를 하고 17개 시도 2위를 했다고 홍보하는 내용이다.

울산시교육청은 또한 언론을 통해 이같은 성적 최상위를 홍보해 그 내용이 각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가하면 울산시교육감은 올해 첫 시의회 시정연설에서 성적 최상위에 대한 강한 자심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울산의 학업성취도 최상위 성적이 커닝 조작과 체육특기생의 결시 등 비교육적이 방법으로 달성한, 성적지상주의의 부산물이라는 의혹이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제기됐다.

"체육특기생 결시 99명에서 2013년 158명으로 늘어"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3일에도 언론 홍보를 통해 "울산시교육청이 전국 최상위권의 학력을 유지하기 위한 '2014 Best 학력 정착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요지는 이렇다. 지난해 평가에서 중·고교 보통 이상 학생비율과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이 모두 광역시 1위와 전국 2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모든 평가에서 전국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25개 중·고교에 지원하던 학력증진지원비를 100개 고·교로 확대하고, 각 학교가 실정에 맞게 지원비를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김복만 울산교육감도 지난 4일 울산시의회 올해 첫 임시회 시정연설에서 "BEST 학력 정착 프로젝트를 교육현장 중심으로 운영해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학습지도에 집중하겠다"며 "내실 있는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건전한 독서문화 조성 및 학습지도 전문성 신장 등으로 전국 최상위 학력을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토했다.

하지만 울산시의회에서는 이같은 울산의 학업성취도 전국 최상위에 사실은 커닝조장과 체육특기생의 시험 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울산광역시의회(의장 서동욱) 지난 4일 제159회 임시회를 개회했고 5일엔 상임위원회별 주요업무보고 청취와 안건심사 등 활동을 벌였다. 5일 시의회 교육위의 울산시교육청 교육국 업무청취에서 정찬모 교육위원장은 이같은 성적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정찬모 위원장은 전교조 출신으로 이번 울산시교육감 선거에 나선다.

정찬모 위원장은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 시험 때 시험감독 없이 치른 학교가 있었는가 하면 시험감독이 학생들에게 '나는 먼 산을 보고 있겠다' '우리 반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하나도 없으면 야간자율학습을 면제해 주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012년 학업성취도평가 때는 99명이던 결시생이 2013년에는 158명으로 늘어났는데, 평균점수를 까먹을 수 있는 체육특기생을 일부러 제외시킨 결과 아닌가"고 질타했다.

정 위원장은 또한 "한 교육지원청은 성적이 오르도록 일선학교에 비교육적 지시 공문을 보내는가 하면 교육청 장학사들이 일선 교장에게 전화를 하고, 일부 교장실에는 학교별 성적을 비교하는 막대그림표까지 걸어두고 있다"며 "이는 성적지상주의에서 비롯된 비교육적 정책이며 학생들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정찬모 위원장은 "제보를 통한 구체적 증거가 있다"며 "교육위원회와 교육청의 공동조사 혹은 교육부 감사를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의혹제기에 울산시교육청 박흥수 교육국장은 시의회 답변에서 "그런말을 들은 적이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며 "자체적으로 진상을 파악해 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4일 울산시교육감 예비후보로 첫 등록한 보수성향의 권오영 교육의원은 "학업성적 등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잘한 것이나 홍보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울산과학관에 성적향상과 관련해 필요 이상의 초대형 홍보현수막을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출신으로 역시 울산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로 거론되는 이선철 교육의원도 "울산시교육청과 울산과학관에 걸어두고 있는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울산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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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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