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희망 도보 순례, 겨울바람 갈랐다

영광 원전에서부터 부산 고리1호기까지 남도길 순례에 나선 대학교수들

등록 2014.02.10 17:41수정 2014.0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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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탈핵희망 도보 순례'길이 지난 4일, 전남 영광의 핵발전소 앞에서 출발하였다.

성원기 교수(강원대 삼척캠퍼스, 전자공학과), 전병희 교수(강원대 삼척캠퍼스, 소방방재과), 임태일씨(천주교 수사) 등은 나주와 무안, 목포를 거쳐 2월 9일 현재 전남 강진에 도착해서 강진성당에서 묵고난 다음, 계속하여 탈핵 희망 도보 순례를 하고 있다.

이들은 3월 1일에 부산 기장의 고리1호기가 있는 햑발전소 앞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루 20km 안팎의 거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걷고 있는 것이다.

영암 독천성당 마당에서의 기념 촬영 2월 9일 탈핵희망 도보 순례에 나서기 전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서는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
영암 독천성당 마당에서의 기념 촬영2월 9일 탈핵희망 도보 순례에 나서기 전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서는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김광철

순례길에는 통과하는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환경단체나 농민단체 회원, 전교조 교사들, 천주교 신자 등의 종교인들, 녹색당 등 정당 당원들 또는 학생들이 결합하여 많을 때는 30여 명이 함께 걷기도 하고, 이들 3인만 걸을 때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걸으면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탈핵만이 희망이다'라는 홍보지를 나누어 주면서 '왜 탈핵을 해야 하는가?', 박근혜 정부에서 내 놓은 '제2차 국가 에너지 계획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되고 있는 핵발전소들은 수명이 다하는 것부터 점차 폐쇄하여 2030년 경에는 모든 원자력발전소들을 다 폐쇄하여 '탈핵'의 길로 나가자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터미널, 오일장 등을 돌면서 탈핵 희망 홍보지 나누기 2월 9일이 오일장이어서 장날 아침 상인들과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터미널, 오일장 등을 돌면서 탈핵 희망 홍보지 나누기2월 9일이 오일장이어서 장날 아침 상인들과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김광철

도보 순례길에서 만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 탈핵 도보 순례길에 만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나누어 주면서 탈핵대열의 동참을 호소하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보 순례길에서 만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탈핵 도보 순례길에 만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나누어 주면서 탈핵대열의 동참을 호소하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광철

기자는 8일 오후부터 이들 일행과 동행하면서 취재하였는데, 2월 8일의 순례는 영암군 학산면 소재지가 있는 독천의 독천성당에서 5시 경에 정리 미사하면서 마무리를 하였다.

성원기 교수는 "이렇게 도보 순례를 하다보면 성당 신부님이나 지역의 환경단체 등이 잠자리를 제공하거나 식사 대접을 해 주기도 하여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참가자 자신이 각자 숙식을 해결한다는 원칙에 의하여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여비도 수월지 않게 들어가고 있지만 그런 노력으로 탈핵 세상을 이룰 수 있다면 그런 봉사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하였다.


독천에서 성전을 거쳐 강진으로 순례길에 나서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 지방이어서 많은 주민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장흥고 환경동아리 학생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순례 활동에 참가햤다.
독천에서 성전을 거쳐 강진으로 순례길에 나서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지방이어서 많은 주민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장흥고 환경동아리 학생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순례 활동에 참가햤다.김광철

강진 읍내에서의 탈핵희망 도보 순례 독천을 출발한 순례단은 성전을 거쳐 강진읍내까지 25.1km의 길을 걸어 탁핵 순례 활동을 벌였다.
강진 읍내에서의 탈핵희망 도보 순례독천을 출발한 순례단은 성전을 거쳐 강진읍내까지 25.1km의 길을 걸어 탁핵 순례 활동을 벌였다.김광철

순례길에 나선 사람들의 탈핵 서명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탈핵희망 순례길에 나선 사람들은 깃발에 참여를 확인하는 서명을 하기도 하였다.
순례길에 나선 사람들의 탈핵 서명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탈핵희망 순례길에 나선 사람들은 깃발에 참여를 확인하는 서명을 하기도 하였다.김광철

이번 영광-고리 간의 제5차 탈핵희망 도보 순례는 박근혜 정부에서 지난 1월 16일 '제2차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이 발표되고 난 다음이라서 현정부의 국가에너지 계획에 대하여 매우 실망스러워하면서 '제2차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을 철회하고 탈핵선언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의 홍보물에 의하면, 제2차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탈핵사회로 가기 위하여서는 그 대안들도 제시했다.


 □   국가에너지 중 전력은 2011년 19.0%에서 2035년 27.2%로 높아진다. 신재생에너지    계획은 1차 계획대로 11%로 유지한다. -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30% 정도로 획기적으로 늘려라.
□ 2035년 핵발전 설비용량 43GW는 현재 23기 수준인 핵발전소를 41기까지 늘리는 계획이다. - 전기 등 에너지 수요를 2배로 늘려 잡을 것이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처럼 전기 수요를 줄일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바꾸어 탈핵의 길로 나서야 한다.
□ 이 계획에 의하면 기존 5개 핵발전소 부지이외에도 삼척·영덕 등 신규 핵발전소 부지에 핵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 - 신규 핵발전소 지을 계획은 당장 중단하고, 오히려 현재 있는 핵발전소들을 점차 폐쇄하여 탈핵의 길로 나서야 한다.
□ 핵발전의 관리·감독을 핵발전소 운영과 에너지 수급을 담당하는  산업부가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 핵발전의 관리, 감독은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서 산업부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담당해야 한다.


9일의 도보 순례길에는 전남 장흥에 있는 장흥고 환경동아리 학생들 11명과 광주환경운동연합 회원인 배남길씨, 전남녹색당준비위원회 사무책임을 맡고 있는 최성훈씨, 한울남도생협의 이명숙 이사장, 전남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의 장우광씨 등도 함께 걸으면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누어 주면서 탈핵 대열에 함께 할 것을 호소하였다. 전교조 전남지부장을 역임했던 김영효 교사도 오후에 합류하여 탈홱도분순례에 나섰던 사람들을 노고를 위로하였다.

이날 25.1km의 도보순례길에는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열심히 걸으면서 독천 오일장터와 성전, 강진읍내에서 홍보활동도 했던 장흥고 환경동아리 'ESC' 회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이진영 학생과 인터뷰했다.

강진 성당에서의 마무리 활동 하루 동안 걷고 난 장흥고 학생 등 탈핵 순례단은 마루리 모임을 갖고 소감 등을 말하면서 하루 활동을 정리하였다.
강진 성당에서의 마무리 활동하루 동안 걷고 난 장흥고 학생 등 탈핵 순례단은 마루리 모임을 갖고 소감 등을 말하면서 하루 활동을 정리하였다.김광철

- 어떻게 알고 이번 '탈핵 희망 도보 순례'길에 나서게 되었는가?
"동아리 도우미 교사인 장흥환경운동연합 허인숙 선생님의 소식을 주셨다."

- 장흥고 환경동아리 ESC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1주일에 1회씩 모여서 탈핵 강연 듣기, 쓰레기 분리수거, 탐진강 수질 조사, 자전거를 이용한 자연 탐사 등의 활동을 한다."

- 핵발전소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보았듯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는 핵발전소는 반드시 폐쇄하고 재생가능한 태양광, 풍력, 바이오, 지열, 소수력 등 다양한 자연에너지를 개발하여 사용해야 한다. 핵발전을 통하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의 양은 30% 조금 넘는 정도로 그리 많은 양도 아니다.

이 정도의 전기는 우리가 소비를 줄이고 자연에너지를 이용하여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2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0.2%로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 국민들이 의지만 있다면 지혜를 모으고,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국민운동을 벌여나가야 한다."

- 오늘 상당히 긴 거리를 걸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실지로 힘이 좀 들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많이 걸었다. 그렇지만 매일 걷는 교수님들도 계신데, 이 정도는 힘든 것이 아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주민들이 홍보지도 잘 받고 '수고한다'고 격려해 주시는 것을 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고, 탈핵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공부를 했다."

도보 순례를 마치고 마무리 모임을 하면서 순례길에 함께 걸었던 장흥고 환경동아리 학생들인 오응, 강난희, 진유하 학생 등은 하나같이 "힘은 좀 들었지만, 탈핵에 대한 희망을 보았고, 500km 넘는 길을 걷는 순례단의 노고에 대하여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졸업반 학생들은 앞으로 사흘 동안 계속하여 탈핵 희망 도보 순례를 함께 하겠다고 하며 강진성당 마당을 나가는데, 몇 년 전 중학교 때 선생님이었던 김영효 교사를 만나자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성원기교수 #전병희교수 #강진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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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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