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리 개발' 금산군은 허위보고, 충남도는 확인않고 결재

군, 환경단체와 협의했다고 허위로 보고... 도, 전문가 자문 보지도 않고 결재

등록 2014.03.20 20:55수정 2014.03.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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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군이 방우리 인근 금강에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건설을 재추진하려 하고 있다. 방우리 앞 금강
금산군이 방우리 인근 금강에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건설을 재추진하려 하고 있다. 방우리 앞 금강 심규상

금강 제1명소로 꼽히는 충남 금산 방우리 금강횡단 다리와 강변도로 건설 관련 충남도와 금산군의 졸속 행정사례가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 (관련기사 : 충남도-금산군, 방우리 개발 환경성 검토 왜 뺐나)

금산군은 충남도에 지역시민환경단체와 협의했다고 허위 구두 보고했고, 충남도는 허위 구두보고를 근거로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충남도는 관련 전문가에게 자문을 요청하고도 의견서가 도착하기도 전에 도지사 결재를 얻어냈다.

충남도는 최근 금산군의 요청에 따라 방우리에 금산읍(수통리)과 연결하는 지름길을 내기 위해 방우리 인근 금강의 어신여울과 지렛여울을 횡단하는 두 개의 교량과 교량 사이를 잇는 강변도로(2.2km)를 개설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전체사업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45억 원을 금산군에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과정은 졸속과 속도전으로 요약된다.

해당 사업구간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여러 멸종위기 어류와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도와 군이 교량 건설과 강변도로를 건설하려하자 시민단체가 환경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 논란 끝에 백지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산군은 지난 2월 3일 충남도에 방우리 연결도로 예산지원을 요청하면서 지역 환경단체와 협의를 끝냈다고 구두 보고했다. 허위보고였지만 충남도는 확인절차 없이 지원을 약속했다. 

금산지역시민단체가 사업계획을 처음 인지한 때는 지난 6일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다음 날 금산군청을 방문해 충남도에 허위보고한 데 대해 항의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허위보고 논란에 대해 "지난해 말 지역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해당 교량사업에 대해 언급하고 이해를 구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협의과정이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주민은 물론 시민단체들과 협의체를 구성, 운영해 사업 추진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남도 관련부서는 지난 10일 허재영 금강비전기획위원회 위원장에게 사업에 대한 의견자문을 요청했다. 허 위원장은 의견서를 통해 "해당 사업은 생태계 파괴 우려로 (2011년) 중단되었던 사업"이라며 "교량건설 외에도 방우리종합개발계획 전체에 대한 환경성을 높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충남도는 의견서가 도착하기 전인 지난 8일 이미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결재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사업추진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우선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때까지 사업비 집행을 보류시켰다"고 말했다.
#방우리 #금산군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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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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