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길에 만나는 폭포
변종만
삶이 뭔가. 그냥 앞으로 가는 거다. 가끔은 다른 생각하지 않고 앞을 향해 묵묵히 걸을 필요가 있다. 어느새 새봉을 지나 선자령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일행들을 만났다.
선자령은 높이 1157m로 대관령(높이 832m) 북쪽의 백두대간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날씨가 좋으면 남쪽의 발왕산, 서쪽의 계방산, 서북쪽의 오대산, 북쪽의 황병산은 물론 강릉시내와 동해, 삼양대관령목장의 멋진 경관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정상에 오를 때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는데 세상을 다 감춘 선자령 정상에 서자 운무가 한 번에 다 사라지 않는 것을 아쉬워 한다.
선자령에서 점심을 먹고 나즈목에서 보현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높이가 낮거나 높거나, 거리가 짧거나 길거나 산은 산이다. 거리상 금방 끝날 것 같은 산행인데 돌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계곡에서는 이름 모를 폭포들이 반긴다.
계곡의 끝에서 만나는 보현사는 신라시대 낭원국사 보현이 창건한 사찰로 경내에 낭원대사오진탑(보물 제191호)과 낭원대사오진탑비(보물 제192호)가 있다. 주변의 멋진 노송들이 사찰의 풍경을 더 운치 있게 만든다.
보현사를 구경하고 미리 약속된 주문진항으로 향한다. 주문진항과 수산시장을 둘러보고 가장 끝 쪽에 자리 잡은 똘똘이횟집(전화 033-662-2429)으로 갔다. 주인장이 추천한 회들은 식감이 느껴질 만큼 윤기가 흐르고 씹을수록 쫀득쫀득 맛을 내는데 이 집의 매운탕까지 맛이 일품이다. 고소한 오징어회와 향긋한 멍게를 서비스로 더 요구해도 될 만큼 인심이 좋다. 기분에 맞춰 술도 적당히 마시고 아내가 부탁한 황태포를 구입한 후 차에 올라 청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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