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우 운하에 반대하는 인간 띠 잇기
bund
클라인마흐노브 갑문 증축 중단독일은 삼면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9개의 인접국들로 둘러싸인 독일은 북쪽으로 가야만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독일이 내륙운송과 해외 교역을 위해 수로개발에 전념한 것은 지리적인 조건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독일 내륙 수로는 전체 7300km 에 달한다. 그 중 2357km(35%)는 자유롭게 흐르는 강, 3027km (41%)는 갑문 또는 계단식 보로 형성된 구간, 1752km (24%)는 운하구간으로 분류된다. 1991년 통일 독일 정부는 동서 간 물류 이동을 위한 계획 중 운하와 관련한 VDE 17을 내놓았다. 막데부르크에서 베를린 동 항구까지 동서독 연계수로를 건설한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클라인마흐노브 갑문을 190m 증축하려 했다. 클라인마흐노프 갑문은 1901년 준공된 오래된 건축 기념물로 지역주민들은 이 갑문 증축 계획에 반대해왔다. 결국 2010년 연방교통부장관은 갑문 확장 계획을 철회했다. 갑문을 증축했을 때 감내해야 하는 지속적인 비용 투자와 환경폐해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는 이 갑문이 있는 베를린 동항구와 텔토브 운하의 수로 등급이 4등급으로 하향 분류된 영향도 작용했다. 독일 정부는 2011년 운하를 물동량에 따라 일곱개 등급으로 분류, 7등급은 재자연화 하기로 결정했다.
푸른벨트-강에게 더 많은 공간을!작년 말 새로 등장한 기독교민주당과 사회민주당 연립정부는 연방 수로로 이용되는 하천 구간 주변의 초지가 90% 가량 사라진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하천과 수변초지의 재자연화를 촉진하는 전국적 차원의 '푸른벨트' 프로그램을 약속했다. 주변 초지, 습지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감싸며 흐르는 푸른 생태 공간이 갖춰져야만 건강한 하천이 되기 때문이다.
백년 만에 찾아와야 할 홍수 발생 빈도가 증가한 것, 또 다시 재앙이 닥칠 것이란 예고를 앞두고, 문제가 기후변화에 있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일면적 사고이다. 예전에 범람원이었던 곳이 오늘날 옥수수 경작지로, 물속에 뿌리를 두고 서 있던 버드나무들의 공간이 창고로 바뀐 마당에 제방을 높이 쌓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하천을 위한 더 많은 공간이 원래대로 그곳에 존재해야 한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역사적 사건은 두 번 반복된다'고 기술했다. 마르크스는 그 말을 인용하며 헤겔이 "첫 번째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라는 말을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두 번 반복되어 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파괴를 위해, 두 번째는 복원을 위해?
RMD(라인 마인 도나우) 운하를 모델로 삼기 위해 대운하 사업 추진자들이 연수차 독일을 방문했을 때, 그들이 보고 간 것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국민의 반대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포기하는 척 하고 다시 '4대강 살리기'란 이름으로 다시 운하를 시도했을 때도 독일은 이미 하천을 수로로 바꾼 과거 수십 년의 과오를 반성하고, 복원으로 방향을 바꾼 상태였다.
그들은 왜 21세기에 19세기, 20세기의 낡은 유물과 과오를 배우고 왔을까? 그들은 동시대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녹색연합은 성장제일주의와 개발패러다임의 20세기를 마감하고,
인간과 자연이 지구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초록 세상의 21세기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