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 은행'에 시민들의 성금 1억 원이 넘게 모였다. 설립한 지 한 달 만이다. 이 은행은 이자놀이를 하지 않고 시민 모금으로 운영된다. 단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돈이 없어 노역할 처지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무이자 무담보로 벌금을 빌려주고 있다.(관련기사: "벌금 빌려드립니다"... '장발장은행'이 떴다)
26일 장발장 은행은 자료를 통해 "오전 11시 기준 시민, 기관 단체들이 1억1600여 만 원의 성금을 보내줬다"고 밝혔다. 별다른 홍보를 하고 있지 않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들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 성금은 지난 9일 기준 5360만 원, 지난 19일에 8000여 만 원이 모이는 등 점차적으로 늘어왔다.
정치인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추미애, 한명숙, 김성곤, 김현미, 설훈 등 새정치민주연합의원,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다.
또한 염수정 추기경,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 등 천주교 성직자들과 선민교회, 울산두레교회, 평강교회 등 개신교 교회 등 종교계에서도 성금을 보냈다. 이철수 화백과 현기영 작가 등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최근 굴뚝 농성을 마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도 참여했다.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은 "가난으로 벌금 낼 형편이 못 되어서 교도소에 갇히는 이 시대의 장발장들을 위한 은행"이라며 설립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들이 한 해 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홍 은행장을 비롯해 한정숙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김희수 변호사,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심사위원 9명이 대출심사에 참여하고 있다.
장발장 은행은 지금까지 모인 성금을 바탕으로 47명의 가난한 시민들에게 8278만 원을 대출했다. 오는 31일 제5차 대출심사위원회를 열어 5차 대출 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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