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탈북자 이순실씨 등 3명이 신은미 시민기자에게 '끝장토론'을 제안하는 기자회견 당시 모습. TV조선 보도 갈무리.
TV조선
내가 출국 결정을 번복하며 예정대로 토크콘서트를 모두 마치고 미국에 돌아가겠다는 기자회견을 하자 2014년 12월 3일 종편 채널에 자주 출연하는 탈북자들이 내게 '끝장토론'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나는 기자회견에 나선 탈북자 중 이순실이라는 사람을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내가 북한에서 들은 이야기를 확인시켜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 첫 북한 관광 중 남편이 안내원에게 '탈북하다 잡히면 수용소에 가거나, 심하면 사형까지 집행한다고 알고 있다'고 말하자 안내원은 "그건 공화국에 대한 악선전입니다, 여러 번 탈북한 사람도 있는데 형벌이 그렇게 무섭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변했던 것을 들은 적이 있다(관련 기사 :
헉! 큰일났다, 남편이 '탈북자' 얘길 꺼냈다).
'아홉 번 붙잡혀 북송 당한 끝에 열 번 만에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왔다'는 이순실씨의 말을 듣고 북한 안내원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들 탈북자들의 기자회견 요지는 '우리들은 지옥 같은 북한에서 탈출해 왔는데, (당신은)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하니 어디 끝장토론을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달았다. 허위·왜곡보도를 하는 언론사들과 그곳에 출연하는 평론가들, 그리고 기자회견을 한 탈북자들 모두 내 강연이나 토크콘서트를 들어본 적 없음이 분명하다는 사실 말이다.
이들은 나의 북한 기행문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서문조차 읽어보지 않은 듯하다. 나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제게 '북한은 어떤 나라냐'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나라'라고."
그저 이들은 내가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다'는 종편의 날조된 보도를 듣고 부화뇌동하고 있다고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후일 경찰도 "통일 토크콘서트에서 '지상낙원'이라는 발언은 없었다"라고 발표하지 않았는가. 이런 상황 속에서는 토론 자체가 성립될 수 없었다.
내게는 이 탈북자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내게는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이나 탈북자들이나 모두 한 동포일 뿐이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겪었다는 고통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인 것이다(관련 기사:
부부바위 본 김정일 위원장, 이런 농담까지 했다니).
그런데, '끝장토론'을 제안한 탈북자들은 내가 한 말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문제삼기도 했다. 그 말은 바로 내가 강연 중에 한 말, "내게 연락을 해온 탈북자들 중 70%~80%가 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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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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