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공개하겠다면서 '비공개''모른다' 투성이

[현장] 중앙메르스대책본부 브리핑 "정보 혼선 없도록 노력"

등록 2015.06.11 14:40수정 2015.06.1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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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이 9일 오전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메르스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이 9일 오전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메르스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메르스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가면서 국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취재진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중앙메르스대책본부의 정례브리핑이 진행됐다. 전날 발생한 메르스 확진자 현황과 정부의 대책 등을 설명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취재진의 '답답하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대책본부가 그동안 공개해오던 정보를 '비공개'로 입장을 변경하거나 '지금 제가 가진 정보가 없다'며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취재진의 가장 큰 궁금증은 109번(39·여)째 확진자인 '임신부 환자'와 115번째 확진자인 삼성서울병원 외래환자의 감염경로에 대한 내용이었다. 취재진은 '이 임신부가 자신의 모친과 함께 병원에 들렀다가 감염됐다는데, 모친은 몇 번째 확진자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그것은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취재진은 "확진자 번호가 왜 개인정보인가, 그럼 그동안은 왜 확진자 신상을 공개했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취재진은 "확진자의 감염경로, 그리고 확진자 중 가족관계는 매우 중요한 정보 아닌가, 그동안 부부관계나 가족관계는 다 공개해 왔는데,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정 센터장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115번(여·77)째 확진자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그동안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사례는 모두 55건이나 발생했지만 모두가 응급실을 방문했던 사례들이다. 하지만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외래진료를 받았으나 응급실은 방문한 적 없었던 환자로, 응급실 밖 감염의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이 환자의 동선을 파악했는가', 'CCTV 등을 확인하여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응급실 내 직접 접촉이 없었음에도 감염됐다는 것은 공기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이분에 대한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해서 현재 동선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공기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함께 브리핑에 나선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삼성서울병원의 외래환자가 거의 하루 8000명으로 보고 있다, 만약 공기감염이 발생했다면 지금보다 더 광범위하게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환자가 발병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취재진은 '정확한 동선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는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됐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접촉이 있었는지 파악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따지며 답답해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경유한 병원에 대한 정보를 묻는 질문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계속됐다. 대책본부는 이날 그동안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전국의 의료기관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10개의 의료기관이 이날 추가된 기관이다.

이에 대해 '추가된 의료기관 중 대전 서구 한사랑의원은 몇 번째 환자가 경유한 의료기관인가', '대전성모병원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했는데 왜 빠져 있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정 센터장은 "몇 번 환자가 경유한 병원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 국민들이 그것까지 알 필요가 있는가"라고 답했다. 이에 '메르스 확진자의 동선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보 아닌가, 그렇다면 어제까지는 왜 공개했었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정 센터장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공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센터장은 '대전성모병원'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도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서 명단에 올라가지 못했다"고 답했고, '벌써 보고를 받아서 알고 있으면서도 누락시킨 것 아닌가, 알고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명단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추궁에 "결과가 나오면 추가하겠다"고 답했다.

취재진의 답답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기자는 '경남도에서는 이미 오전 9시 30분에 메르스 확진자가 경유한 의료기관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책본부에서는 조사 중이라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와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고 발표해 놓고, '확인중'이라고만 말씀 하시면 뭐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센터장은 "(대책본부와 지자체 간)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새벽에 (확진자) 결과를 받았고 현재 3명의 역학조사관이 내려가 조사 중에 있다"며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드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것을 양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기자는 '그렇다면 시도와 협의해서 함께 발표를 하든지 해야지, 시·도지사 만나서 협조하기로 회의만 하면 뭐하느냐'고 따졌고,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이 나서서 "우리도 우려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다, 우리는 각 시·도에서 보고된 내용을 종합해서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데,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발표하다보니 국민들에게 혼선을 드리는 면이 있다, 앞으로 정보에 혼선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과 궁금증이 쌓여가지만 이처럼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신속하고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국민불안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했던 한 취재진은 브리핑이 끝나자 "대체 뭐 하나 속 시원히 알려주는 게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메르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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