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 숨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나를 반긴다. 그 모습은 웅장하고도 아름다웠다.
최예린
1월 5일. 복잡한 아파트 사이를 벗어나자 조용한 주택가들이 보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졌다. 그 멜로디는 나를 동네책방 '숨'으로 안내했다. '딸랑' 문이 열리고 이윽고 들려오는 말.
"어떻게 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혹은 '안녕하세요'의 인사말은 들어봤어도 '어떻게 오셨어요'라니!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았다. 여느 책방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물론 좋은 의미에서). 부부에게 예상치 못한 젊은 손님은 반가우면서도 신기했나보다.
전남 광주 수완지구에 북 카페로 자리 잡은 '숨'이 지난해 12월 11일 책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석, 이진숙 부부는 그들이 가진 공간을 마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도서관과 북 카페를 함께 운영했다. 북 카페로 들어온 수익금을 도서관에 보태는 식이었다.
그러기를 5년, 동네 책방이 문화를 만들고 자발적인 문화 활동을 이끌어내는 매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찌 보면 무모한 일이지만 북 카페를 하며 만난 지역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용기를 얻었다. 이것은 동네책방의 시작에 불과했다.
함께하기에 더 의미 있는 동네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