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불산 편백숲 우드랜드의 편백숲길. 미끈하게 자란 편백이 아름답고 숲길도 단아하다.
이돈삼
편백숲으로 가는 길에서 노래비를 만난다.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 '나 하나의 사랑', '즐거운 잔칫날'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곡가 손석우의 노래비다. 노래비의 모양이 셔츠를 표현하고 있다.
장흥 출신의 손석우는 1950∼1960년대 대중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 '노오란 셔쓰 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들어…'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 싶소/ 나 혼자만이 그대를 갖고 싶소…' '잔치 잔치 벌렸네 무슨 잔치 벌렸나…'
절로 흥얼거려지는 노래에 발걸음이 가볍다. 말레길은 편백숲길에서 시작된다. 피톤치드 넘실대는 숲길이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이다.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을 고쳐준다. 스트레스도 단숨에 날려 보낸다. 치유의 숲이다.
숲길도 정갈하다. 길섶에 털머위가 무성하다. 보랏빛 현호색과 연푸른 개불알풀꽃도 봄노래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