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에를렌두르 시리즈 다섯번째 편
영림카디널
시리즈의 주인공은 '에를렌두르'라는 인물이다. 그는 레이캬비크 경찰청에서 수사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50대에 접어들었고 아내와는 이혼했다. 아들과 딸이 있지만 아들과는 오래도록 연락을 하지 않았다. 20대의 딸 에바는 마약중독 상태로 걸핏하면 집으로 쳐들어와서 에를렌두르에게 돈을 요구한다.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 된 건 전부 아빠 때문이야!'라고 소리친다. 에를렌두르는 사건수사도 감당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딸에게도 관심을 갖고 돌보아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에를렌두르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1997년에 발표된 <Synir duftsins>(국내 미발표)이지만, 국내의 독자들에게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인 <저주 받은 피>(2000)다. 한 지하방에서 변사체가 발견되고 그의 몸 위에는 '내가 바로 그다'라는 알 수 없는 쪽지가 놓여 있다.
시리즈의 네 번째 편인 <무덤의 침묵>(2001)에서는 레이캬비크 외곽에서 어느날 땅 속에 묻힌 유골이 발견된다. 다섯 번째 편인 <목소리>(2002)에서는 한 호텔의 지하방에서 혼자 살던 남자가 빨간 산타 옷을 입고 살해된 채 발견된다.
가족 문제로 골치가 아픈 에를렌두르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현장으로 출동하고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을 해결하지만 그 진상은 마음 아픈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가지고 있는 슬픈 역사를 포함해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등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그 사건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인드리다손은 자신이 에를렌두르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고 말한다. 에를렌두르는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기 때문에, 그에 관한 이야기를 마칠 때까지는 작품이 좀 더 나올 것이란다. 사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작가 자신도 잘 모를 가능성이 많다.
독자들도 이 시리즈와 에를렌두르의 미래에 대해 호기심을 느낄 것 같다. 에를렌두르와 딸 에바의 사이가 어떻게 좋아질지, 아니면 더 나빠질지 (더 나빠지기도 힘들겠지만). 에바는 과연 마약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슬란드에서는 또 어떤 사건들이 발생할지.
저주받은 피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전주현 옮김,
영림카디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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