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사건'에 홍준표 지사의 측근들이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12일부터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윤성효
<색깔 있는 인터뷰>
-박종훈 경남교육감의 주민소환 불법 서명에 홍준표 지사의 최측근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홍 지사에게 책임과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한 여영국 경남도 의원이 어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난데없는 횡액을 당했습니다. '쓰레기가 단식한다', '2년을 해봐라. 2년 후에는 나갈 테니까',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막말을 쏟아 냈는데요. 어제 이 기가 막힌 상황을 겪은 여영국 경남도의원을 전화로 연결해서 당시 상황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원님, 나와계신가요?"네. 안녕하세요."
-아이고. 언론에 나온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이런 이야기를 홍준표 도지사가 했습니까?"네. 어제 오후 2시에 7월 임시회 본회의가 개회됐거든요. 거기 출석하기 위해서 홍준표 도지사께서도 오셨는데요. 제가 들어오시는 지사를 향해서 '이제 책임을 지셔야죠', '언제까지 공무원한테 책임을 미루실 겁니까?', '단 한 번이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라고 공손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물론,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목소리가 높았죠. 그랬더니 '쓰레기가 단식하는데' 어쩌고, 저쩌고. '2년간 단식해봐라' 이런 말을 하고 들어가셨어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무슨 얘기입니까?"참, 하... 이전에 진주 의료원 폐업 때문에 많은 도민이 반대 목소리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똑같은 표현을 하셨어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도민을 개로 취급하신 거죠. 어제도 제가 다시 의회 마치고 (홍 지사가) 나올 때 '쓰레기 표현은 책임지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는데요. '공무원이나 도민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셔라'고 하니까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하면서 차 타고 가버렸어요."
-온 국민이 교육부 나향욱 기획관 때문에 개돼지가 된 상황인데요. 홍 지사 때문에 경남도민들은 개돼지에 이어서 쓰레기 또 개가 된 거예요. 경남도민을 개에 비유하면 개한테 뽑힌 홍준표 지사는 사람입니까? (웃음) 어떻게 봐야 합니까? 개들이 뽑은 사람은 개예요? 사람이에요?"제가 뭐라고 표현하기가 그런데요..."
-다른 거 다 떠나서... 홍준표 지사는 경남도정을 담당하는 행정 직군이란 말이에요. 의원님께서는 도의회에서 행정이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는 말이에요. 갑을 관계로 따지면 의원님이 갑이잖아요. 근데, 어떻게 도지사가 '개가 짖어도 기차가 간다'던가, '쓰레기가 단식한다'는 이런 막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경남도의회는 어떤 입장입니까?"지사의 태도 문제가 하루, 이틀이 아니거든요. 일상화, 습관화된 문제인데요. 홍준표 지사한테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성격이든, 지도력의 문제든, 가치관의 문제든... 어떤 분들은 '그분은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이다'라고 할 정도로 성격에 문제를 제기하시기도 하거든요. 작년인가, 재작년에 의회에서 발언할 때 지사가 영화를 본 적도 있죠."
-의회에서 의원이 질의하는데, 답변해야 할 지사가 영화를 보고 있어요?"네.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제가 그 문제를 지적했어요. '발언 때 영화를 보셨습니까?'라고 했더니 '봤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말문이 막히면 (홍 지사가) '어째 저리 베베 꼬였을까', '공부 좀 더 하고 오지' 거기서도 사람을 깔아뭉개는 발언을 하시거든요. 그렇게 해도 도의회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지사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도의회가 견제 권력이지 않습니까? 한 번도 (지사의 태도에) 견제하지 않은 거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니 무섭지 않은 거죠. 영화를 보든 뭘 하든...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 이런 말을 하는 건가요?"그럴 수밖에 없는 게 도의회 55명 중에 95%가 새누리당 사람들이거든요. 이렇다 보니까 집행부도, 의회도 일방통행식으로 가는 거죠. 홍준표 지사는 그런 막말을 하고 도의원들한테 굉장히 무례한 행동을 해도 도의회에서 전혀 지적하지 않는 상황으로 보시면 됩니다."
-끔찍합니다. 어제 연합뉴스가 그 문제에 대해 상세하게 기사를 썼던데, 경남의 언론에서는 뭐라고 합니까?"언론도 그렇고, 도민도 그렇고. 경상도 표현으로는 '학을 뗍니다'. 진주의료원 폐업 초기에 <한겨레신문> 기자와 <부산일보>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홍 지사가 직접 고발한 사건도 있었거든요. 언론을 상대로 직접 (고소)할 정도니까 언론인들이 얼마나 학을 떼겠습니까. 홍 지사의 여러 막말이나 독설에 대해서 언론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도의회에서 도민 의견을 수렴해서 견제해야 하는데 이 구조가 안 되는 거죠."
-심각하네요. 경남도 사람들 너무 착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이렇게 막말하는 분을 도지사로 선출해놓고, 개 취급을... "처음에는 몰랐죠."
-아, 그래요..."그럴 줄 몰랐죠."
-참, 이게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건데요. 따지고 보면 홍준표 지사가 임기 초반부터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공공 의료기관인 진주 의료원을 폐업했죠. 무상급식 중단했죠. (도민들을) 약간 밥버러지 취급을 했어요. 이제는 개돼지에 이어서 쓰레기, '개가 짖어도 기차가 간다' 도대체 이게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할 수 있는 말인가 싶어요. 이런 수준입니다. 공공 영역을 파괴하는 상황인데, 도민들이 너무 조용한 거 아닌가 싶어요."도민들이 분노했기 때문에 주민소환이라는 카드를 꺼내고 나온 거죠. 더는 도지사를 인정할 수가 없다. 작년에 35만4천 명의 서명을 받아서 주민소환 청구를 했습니다. 하다 보니까 서명이 잘못된 사람, 주소가 틀린 사람 검증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볼 때 바로 내일 투표로 도민들에게 묻는다면 60% 이상 홍 지사에 대한 불신임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도민들의 분노는 꽉 차 있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내일 불신임 투표에 부쳐도 60% 이상이 나올 거다. 그 정도로 경남도민들이 학을 떼고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앞서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관련해서 서명부 조작 의혹에 공무원이 개입돼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주셨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제가 단식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문제로부터 촉발된... 경남도민들의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 운동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홍준표 지사가 직접 개입했습니다. '누가 이기나 보자'하면서 박종훈 교육감 소환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거죠. 작년 12월 말에 박종훈 교육감 소환하기 위해서 법적 요건인 서명을 채워야 하지 않습니까? 이걸 창원 외곽 공장에 아줌마들 고용해놓고, 불법으로 취득한 도민들의 정보를 가지고 허위 서명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게 경찰에 들어가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이 사건에서 누가 핵심이냐면, 홍준표 지사가 임명한 당시 보건복지국장, 자신이 임명한 산하 기관장들이 깊숙이 개입돼 있었어요. 보건복지국은 병원이나 이런 곳을 관계하는 부서거든요. 도민들 정보가 어디서 새어 나왔냐. 병원 쪽에 압력을 행사한 거죠. 이렇게 취득한 도민들 정보를 가지고 허위 서명을 한 거죠. 이 사건이 확대되자 전체 서명부 명단을 추진하던 쪽에서 불태워 버렸습니다. 증거를 인멸해버린 거죠. 공장에서 서명하던 건 경찰이 덮쳐서 증거물로 압수했는데요. 나머지 상당수가 더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불로 태워 버렸으니 모르는 거죠."
-증거 인멸은 구속 사유인데요?"그렇죠. 이게 수사가 진행되고, 지난 5월 말에 수사 결과가 발표가 났는데요. 28명이 이 사건으로 기소됐습니다. 문제는 홍준표 지사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들이 구속되고, 공무원들이 연루되어서 자신이 임명한 기관장들이 허위 서명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데 누군가 책임져야 할 것 아닙니까? 홍준표 지사는 '책임져라'는 기자들 질문에 '그게 내 새끼냐', '전투하다 보면 사상자가 생길 수도 있다', '당사자가 책임져야지'하고 완전히 발을 빼버리고, 자기 살 궁리만 하게 된 거죠. 저는 더 이상 못 보겠어서 단식에 들어가면서 '(홍 지사는) 사퇴하라', '더는 공무원을 사지로 몰아넣지 말고, 도민들을 범죄자로 만들지 말라'고 한 거죠. 사건의 촉발은 홍준표 지사가 박종훈 교육감을 소환하기 위해서 불법으로 저지른... 홍준표 지사가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라 그 산하의 공무원과 기관장이 저지른 사건입니다."
-중요한 멘트가 많이 나왔는데요. '그 사람들이 내 새끼냐', '전투하다 보면 사상자도 생기는 거지' 그 인식 자체가 놀라운데요. 경남도정이 어떻게 전투를... 경남도민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을지 도의 행정을 책임져달라는 건데 그런 발언을 하고...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촉구하는 도의원을 향해서는 쓰레기 취급을 하면서 '개가 짖어도'... 결국, 의원님을 개 취급한 거네요?"저는 도민의 대표이지 않습니까? 결국, 도민을 쓰레기, 개 취급한 거죠."
-이 문제에 대해 경남도민이 묵과해서는 안 될 것 같고, 민주주의가 어디로 가나 싶은데요. 이 정도면 경남도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홍 지사의 무례한 행동과 막말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야 하는 건 아닙니까?"지난번 무상급식 중단 사태에도 도민들의 그런 요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앞에 잘 서지를 못해요."
-이게 무슨 말입니까? 조폭도 아니고... "홍 지사가 갑 행세를 하기 때문에 함부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못 하고, 그런 거죠.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와도 새누리당이 말해야 하는데... 다른 야당 의원이야 얼마든지 비판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분들이 나서줘야 이 문제가 매듭을 지을 수 있어요. 근데, 그걸 하지 않았고, 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매우 심각한 상황 같습니다. 어제부터 단식을 결행 중이신데요. 지금 단식하는 정치인이 많습니다. 성주 군수도 그렇고, 영남권 정치인들이 박근혜 정부 때문에 상당히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언제까지 단식을 이어나가실 건가요? 홍 지사가 사과하면 (단식을) 마무리하실 수 있나요?"사과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단식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홍준표 지사 사퇴 운동 시작이 단식입니다. 적절한 의견이 모여지면 적절한 시점에 중단하고, 경상남도 18개 시·군을 순회하면서 그동안 도민이 잘 몰랐던 홍 지사의 폭정에 대해 낱낱이 공개하고 폭로할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도민들의 사퇴 분위기를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경남 지역의 언론들, 경남 지역의 도민들은 이런 의원님의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까? 지역 여론은 어떻습니까?"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고요. 언론도, 도민도 그렇고 제가 느끼기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홍 지사의 막말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많은 분이 전화해 주시고, 찾아오셨습니다. 오늘도 기자회견이 있고요. 시민사회 단체나 학부모들이 동조 릴레이 단식을 하지 않겠는가 예측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저뿐만 아니고 다수의 도민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응원하고 계시네요. (여 의원이) 정의당 소속이신데, 다른 정당 정치인들도 함께하고, 시민사회와 학부모도 동조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다니까 저희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개돼지, 쓰레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웃음)"인간으로 거듭나야죠. (웃음)"
-사람으로 대접받고 살고 싶습니다.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의원님께서도 그런 길로 나아가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홍준표 도지사에게 막말을 들은 여영국 경남 도의원과 함께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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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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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홍준표, 도민을 개로 취급...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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