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단원고 운동장에서 열린 416기억교실 임시이전 추모 전야제 ‘기억과 약속의 밤’에서 마임이스트 조성진이 시인 안상학의 시 ‘엄마 아빠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에 맞춰 마임공연을 하고 있다.
박호열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416안산시민연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공동주최로 단원고 운동장에서 416기억교실 임시 이전 추모 전야제 '기억과 약속의 밤'이 단원고 운동장에서 열렸다. 유가족, 재학생, 학부모,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여했다.
전야제는 노래패 우리나라의 <다시 광화문에서>에 이어 묵상으로 막을 올렸다. 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목사)은 "세월호는 우리 민족에게 미래가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로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고칠 것인가 다시금 되풀이하지 말자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왜곡된 현실은 '뤼순'을 '하얼빈'이라 하고, '정부수립일'을 '건국일'이라고 한다. 또 안보로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그만하자, 기억하지 말자고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기억 투쟁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살리는 것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되살리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우리의 희망이다. 기억 투쟁을 더 이상 놓치지 말기 바란다. 기억 투쟁은 우리의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마임이스트 조성진은 영화 <교실>을 배경으로 안상학의 시 '엄마 아빠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에 맞춰 공연을 시작했다. 어린 학생의 내레이션에 맞춰 그는 자신의 몸을 깨웠다. 몸짓과 표정으로 말하는 마임 공연으로 희생 학생·교사와 산 사람의 소통을 표현했다.
짐짓 신명에 겨운 듯, 텅 빈 마음에 깊이 잠긴 듯, 허랑하게 흔들리는 몸짓의 언어 하나하나에서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신산한 세월호를 따듯하게 어루만지는 듯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단 한마디의 말도 없지만 그의 손가락 끝, 몸짓 하나에서 '기억과 약속'을 읽어내고서는 고개를 주억거렸고, 두 손으로 눈물을 훔쳐냈다.
"해인아, 민지야, 민희야" 애끓는 단원고 희생 학생 이름 부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