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낙조 중 손꼽히는 궁평항 낙조. 사진은 2015년 낙조 모습이다.
박장식
시외버스로 운행을 시작했던 8155번은 사당역을 출발해 봉담-향남-발안-조암 등 다양한 곳으로 향한다. 최근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동탄이나 향남은 물론, 서신이나 사강과 같은 곳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시골동네도 지난다. 한때는 조암까지 운임이 4000원이 넘었지만 직행좌석버스로 운행되는 현재는 2400원에 환승까지 가능하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여행지는 향남의 화성시 향토박물관과 제암리 3.1운동기념관. 향남에 위치한 화성시 향토박물관에서는 수도권에서 가장 널찍하고 다양한 자연풍광을 지닌 화성시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다. 구경을 마친 뒤 '향남 홈플러스 앞'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제암리로 가면 제암리 3.1운동 기념관에 닿는다.
이 전시관은 제암리 교회에 있었던 일제의 만행으로 주민 23명이 사망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묵묵히 담고 있다. 제암리에서 발안으로 버스를 타고 나와 다시 8155를 타면 종점인 조암에 닿는다. 조암은 화성시 끝자락의 작은 마을인데,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조암터미널에서 다시 미니버스를 타면 궁평항까지 버스로 갈 수 있다.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는 18번 버스를 타면 궁평항 낙조시간에 맞춰 도착한다. 조암에서 궁평항까지는 25분 정도 걸리는데, 화성호를 관통하는 화옹방조제를 지난다. 10km 넘게 뻗은 도로에서 지평선을 감상할 수 있다.
궁평항은 서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해송과 백사장, 그리고 어항 끝 정자까지 모두 눈 안에 담아내기에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매월 12월 31일에는 궁평항에서 해넘이 행사가 열린다. 곳곳에서 새우, 오징어튀김, 통게를 판매하니 간식거리를 들고 항구 끝자락에 앉아보자. 갈매기가 노니는 어항 앞에 뉘엿뉘엿 지는 해가 눈에 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