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 껴안는 반기문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 은화엄마, 다윤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남소연
그러자 반 전 총장을 수행한 한 참모가 "분향소가 아닌 실종자 가족 거처 근처에 내릴 것"이라고 했지만, 시위대와 취재진이 100여m 떨어진 해당 지점으로 이동한 사이 반 전 총장이 탄 승용차는 예정대로 분향소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반 전 총장은 참모들에 둘러싸여 신속하게 걸음을 옮겼다. 이 같은 '연막작전'에 속아 넘어간 시위대가 다시 달려오는 사이 반 전 총장은 분향소로 들어갔다.
참모들이 우려했던 '봉변'은 피한 셈이지만, 일각에선 '과잉 의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 전 총장은 분향을 마치고 실종자 가족들과 둘러앉아 "정부가 세월호 침몰 때 좀 더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많은 생명을 구했을 텐데…"라며 "여러분의 애통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에 제가 어떻게 무슨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이 세월호 선체의 조속한 인양을 강조하자 반 전 총장은 "다른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앞으로) 많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은 "정부가 (선체를) 인양하겠다는 방침이 분명하고, 법에 (인양이) 들어갔든 안 들어갔든 결정을 했고, 예산까지 배정된 상황"이라며 "그 점은 정부를 믿으셔도 된다"고 했지만, 가족들은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못 믿는다"며 "총장님이 확실히 해달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분향소 밖에서 약 20분간 기다리던 시위대, 그리고 이에 맞선 반 전 총장 팬클럽 '반사모' 회원들까지 등장해 서로 뒤엉키고 말았다.
일부 시위대는 팽목항 방파제로 향한 반 전 총장의 뒤에서 "기름장어(반 전 총장을 비꼬는 별칭), 바다로 빠져버리라"는 등 험구를 외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약 20분간 방파제를 돌며 양쪽에 붙은 펼침막과 사진, 글귀 등을 둘러본 뒤 차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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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찾은 반기문, 시위대 따돌리고 '기습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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