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고성시민모임 송도자 대표(오른쪽)와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18일 오전 경남도의화 브리핑실에서 "화해치유재단의 비열한 작태에 일본군‘위안부’생존피해자는 피눈물을 흘린다. 일본정부의 심부름꾼 노릇을 당장 중단하고 해체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화해치유재단의 비열한 작태에 일본군 '위안부' 생존피해자는 피눈물을 흘린다. 일본정부의 심부름꾼 노릇을 당장 중단하고 해체하라."
일본군위안부 피해할머니를 돕고 있는 단체들이 이같이 촉구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모임 송도자 대표와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이경희 대표는 18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영 김복득 할머니와 창원 할머니(이름을 밝히지 않음)의 사례를 공개했다.
1918년에 태어나 올해로 백수를 맞은 김복득 할머니는 현재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 할머니는 '치매' 등 질환을 앓고 있으며, 간병인을 두고 있다.
김복득 할머니는 2015년 12월 28일 있었던 '위안부 한일합의'에 반대해 왔다. 김 할머니는 헌법재판소에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소송'에다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원고이기도 하다.
정부는 일본에서 받은 자금으로 만든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해, 피해 할머니 1명당 1억 원씩 나눠주고 있다. 그동안 김복득 할머니는 화해치유재단의 기금을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족(조카)이 받았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
김 할머니 백수 생신축하연(1월 14일)을 앞두고 언론에서 '기금 거부했다'고 보도하자, 화해치유재단이 '기금을 받았다'고 해명했던 것이다. 이에 송도자 대표가 김 할머니와 조카를 통해 확인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김 할머니는 조카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재단 관계자가 지난해 6월 할머니 병실을 찾아왔고, 그 다음 달에 '합의서'를 제시했지만 김 할머니는 날인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16일과 12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이 조카 명의로 된 통장에 들어왔다. 송도자 대표는 "조카는 돈을 받은 사실을 김 할머니한테 알리지 않았고, 백수 축하연 직전에 병실로 찾아와 돈이 입금된 통장을 베개 속에 넣어두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조카한테 물어보니 재단 관계자가 찾아와서 합의금이 아니라 위로금으로 주어서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돈을 재단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했지만, 김 할머니 조카는 "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복득 할머니는 재단 기금 수령을 바라지 않고 있다. 송도자 대표는 17일 병실에서 간병인 등이 있는 자리에서 김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었고, 그 내용을 녹음했다.
이날 기자회견 때 공개된 녹취록에 보면, 김 할머니는 "통장을 본 적도 없다"거나 "다부(다시) 돌려주어야 한다", "내 피돈이다", "단돈 1원이라도" 등의 말을 했다. 당신 스스로 화해치유재단이 주는 기금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