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당당한 딸이 되겠다는 손진아, 박은비씨(왼쪽부터)
충청리뷰
"가족들에게 당당한 딸이 되겠다"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한 화장품가게. 설 연휴에도 많은 손님들도 붐빈다. 문을 열고 입구로 들어가자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직원이 밝게 인사한다. 주인공은 바로 박은비(19)씨. 박 씨는 다음 달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 사회로 나올 사회초년생이다.
바리스타가 꿈인 박 씨는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을 목표로 공부해왔다. 화장품가게에서 돈을 모으고 바리스타 학원과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더 열심히 노력해서 2년 뒤에는 카페에서 일하는 전문 바리스타가 돼 있을 것이다. 부점장도 하고 나중에는 내 이름을 건 카페도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한창일 때 누군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지각을 했다며 연신 박은비씨에게 사과를 하는 이는 충북대 신소재공학과에 재학 중인 손진아(22)씨. 유난히 웃음이 많은 두 청년들은 취재진의 갑작스런 인터뷰에도 웃으며 응했다.
손 씨는 평택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손 씨는 "연휴에 근무하게 돼서 서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며 "부모님을 뵈러 가고 싶어도 아르바이트를 2개나 하고 있어 시간이 되지 않는다. 벌써 반년째"라고 말했다.
손 씨의 꿈은 외국계기업 취업이다. 어학연수도 다녀와야 해서 더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손 씨는 "리틀취준생이다. 외국계기업에 들어가고 싶다. 어학연수도 준비하고 있어서 돈이 많이 들어갈 거 같다. 최대한 열심히 모으고 있다"며 "힘들 때도 많고 손님들을 응대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막내라 부모님이 더 그립고 보고 싶다"고 울상을 지었다.
막내딸인 두 청년들은 유독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깊었다. 박 씨는 "최근 집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혼자 생활하고 있다. 나이도 어리고 여자라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고 계신다"며 하지만 "하루빨리 성공해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 씨도 "공부하고 일하고 사회생활까지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가족이 더 그리워진다"며 "하지만 부모님께는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청년답게 청춘답게 당당하게 힘내서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두 청년은 사랑하는 가족만큼이나 연인에게도 할 말이 많았다. 손 씨는 "남자친구가 빨리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예쁘게 사랑하자"며 웃어 보였고 박 씨는 "어제 남자친구와 싸웠다.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게 섭섭하다"며 빨리 화해하라는 취재진의 말에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헬조선, N포세대로도 불리는 21세기 대한민국 청년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청년들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래를 위해 알바현장에 뛰어든 청년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건네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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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해서 부모님께 세배해야죠" 명절 잊은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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