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꼬또 와이너리 전시관
유혜준
그랑꼬또 와이너리 ①에서 이어집니다첫 출시된 그랑꼬또 와인 맛은 어땠을까?
김지원 대표는 "별로였다"고 말한다. 포도주를 한 번도 담가본 경험이 없이 만들었으니, 맛이 기대 이하인 것은 당연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이니 그렇게 말한다. 와인이 처음 출시됐을 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뿌듯했다고 한다. 그 때는 '내가 만든 와인이 최고'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듬해인 2004년부터 출시된 와인은 맛과 품질이 확 달라졌다. 김 대표가 마냥 손을 놓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경북대학교 와인스쿨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와인제조를 배웠다. 이곳에서 그랑꼬또 와인의 맛과 품질을 확 업그레이드 해 줄 와인전문가를 만나게 된다.
"영천 한국와인의 하형태 회장님을 만났어요. 경북대 와인스쿨에서 그분에게 와인을 배웠거든요. 와인스쿨에서 몇 개월 배운다고 금방 잘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래서 하형태 회장님에게 매달렸어요. 우리 와인 좀 만들어 달라고. 그 분도 할 일이 많아서 바빠요. 시간이 없어서 안 된다는 걸 우겨서 끝내 승낙을 받아냈죠. 우리 와이너리에 와서 돈 한 푼도 안 받고 와인을 만들어주신 거죠. 그런 열정이 있는 분이에요."하형태 한국와인 회장은 한국 와인산업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분이다. 그런 분을 경북대 와인스쿨에서 만났으니, 와인을 만들어달라고 매달릴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70%는 캠벨 얼리로 생식용 포도다. 대부도 포도 역시 캠벨 얼리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는 캠벨 얼리는 레드와인보다 로제와인을 만드는 게 더 적합하다는 생각에 로제와인 생산에 주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그랑꼬또 와이너리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과일향이 풍부한 로제와인들을 생산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M56과 M5610이다.
특히 M5610은 산딸기와 체리 등의 과일향이 강하면서 매혹적인 와인으로 스위트하고 상큼한 맛이 아주 잘 어우러진다. 김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를 방문한 뒤 로제와인 M56과 M5610을 개발한다. M56와인은 2009년에, M5610와인은 2010년에 출시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피노누아로 만든 로제와인을 먹었는데 아주 신선한 게 맛있었어요. 마시면서 이런 맛이라면 캠벨 얼리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M56과 M5610을 만든 겁니다. (와인)발효를 중단시켜서 잔당을 남겨 단맛을 만드니까 이전과 맛과 향이 전혀 다르게 나오는 거야. 그 때부터 이렇게 와인을 만들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