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눈빛
몸짓이란 흐름입니다. 흐르지 않으면 몸짓이라 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까딱이든 눈썹을 치켜뜨든, 어떠한 몸짓이든 흐르기 마련입니다. 몸을 움직일 적에는 늘 흐름입니다. 어떤 이는 좀 뻣뻣해 보일 수 있고, 누구는 대단히 부드러울 수 있어요. 똑같이 물구나무서기를 할 적에 한 사람은 쭈뼛거리면서 넘어질까 싶지만, 다른 한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하늘로 발을 뻗고는 팔을 통통 튀길 수 있어요.
그러나 뻣뻣하기에 어설프지는 않습니다. 매끄럽기에 훌륭하지는 않아요. 저마다 다른 몸을 드러낼 뿐이고, 저마다 다른 삶을 걸어왔구나 하고 나타낼 뿐입니다. 이런 흐름을 엿볼 수 있다면, 사진을 놓고서 좋은 사진이나 나쁜 사진을 가릴 수 없는 줄 알아챌 만해요.
이 사진은 그저 이러한 사진이요, 저 사진은 마냥 저러한 사진입니다. 더 뛰어난 사진이란 없이, 그때그때 우리 삶을 보여줍니다. 더 아름답거나 놀라운 사진이란 없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면서 생각을 키우느냐를 담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