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돌아왔지만 침묵한
김무성, 홍준표 "오랜만이네"

바른정당 탈당파 자유한국당사서 입당식... 김진태 "무임승차 안 돼" 비난

등록 2017.11.09 12:44수정 2017.11.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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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김용태, 김영우, 황영철, 이종구, 강길부, 홍철호, 정양석 의원 등이 입당식을 위해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를 찾은 시각은 9일 오전 10시 36분. 8인은 한국당 당직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굳은 표정으로 착석했다. 특히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 탈당을 결의한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11개월여 만에 옛집으로 돌아왔다(관련 기사 : 34명 탈당 결의... 새누리당 결국 쪼개졌다).

평소보다 늘어난 취재진의 카메라 샤워가 이어졌다. 이들의 등 뒤에는 '문 정권의 5천만 핵 인질 공영방송 장악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라고 적힌 한국당 백보드가 걸려 있었다. 홍준표 대표,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예정된 입당식 시각인 10시 30분을 훌쩍 지나 10시 44분이 돼서야 하나둘 들어왔다. '복당 선배' 격인 김성태 의원이 앞서 "회의가 길어지고 있다"고 전달한 뒤였다.

홍준표 옆에 앉은 김무성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나란히 앉아 있다.
홍준표 옆에 앉은 김무성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나란히 앉아 있다. 남소연

"오랜만이네."

홍 대표는 김무성 의원을 시작으로 복당파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뒤따르던 이종혁 최고위원은 "반가운 얼굴들 다 있다"며 웃어보였다. 김성태 의원도 "잘 오셨다"고 반갑게 맞았다. 복당 의원들은 이와 달리 시종일관 어두운 얼굴이었다. 김무성 의원은 공개 발언 이외 비공개 자리에서도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손 잡은 김무성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의 손을 맞잡고 있다.
홍준표 손 잡은 김무성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의 손을 맞잡고 있다.남소연

홍 대표는 8인의 입당을 '재결합'으로 표현했다. 그는 "정치적 소신이 달라 일시적으로 별거했던 분들이 이제 재결합을 하기로 했다"면서 "아직 정치적 앙금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를 해소하고 좌파 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다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해 새누리당 분당 당시를 언급하며 뼈있는 소회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위기일발 성냥갑처럼 건드리면 무너질 것 같은 당을 (살리기) 위해 전념한 사람으로써 감회가 깊다"면서 "정치의 무상함을 느끼는 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가장 먼저 당을 깨고 나간 인사들이 돌아온 상황을 에둘러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복당이 이뤄진 이상 모든 앙금을 털어내자"면서 "옛 동지로서 만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문재인 폭주 막겠다"... 김진태 "웃기지 마라"


복당파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김무성 의원은 '문재인 정권 방어'라는 탈당 명분을 재차 피력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한 보수 대통합 대열에 참여하게 돼 의미있게 생각한다"면서 "서로 간 생각 차이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를 향한 집중 공세를 다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보수는 무조건 하나로 뭉쳐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많은 국민들의 요청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사회 각계 각층의 보수 우파 국민들과 함께 보수 대통합을 이뤄서 좌파 정권 폭주에 대항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손 잡은 바른정당 탈당파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의원 등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 정우택 원내대표 등과 손을 맞잡고 있다.
홍준표 손 잡은 바른정당 탈당파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의원 등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 정우택 원내대표 등과 손을 맞잡고 있다. 남소연

강효상 대변인은 비공개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8인의 복당이 같은 날 오전 당원자격심사회의를 통해 만장일치 통과됐다고 전했다. 그는 "현역 8분, 광역의원 12분, 당협위원장 51분, 기초 의원 36분의 입당이 승인돼 절차적 문제도 완료됐다"면서 "바른정당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의 경우 오는 13일 복당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복당파 인사 일부는 홍 대표에게 '받아주셔서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는 인사와 포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지도부가 복당파를 환대한 것과 달리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과 복당파 의원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입당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당사 밖에서는 이종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구 갑 소속 당원들이 '공천 뇌물 이종구 한국당 복당 결사 반대'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입당 반대 시위를 벌어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 제기).

김진태 의원은 특히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당 반대 입장문을 걸고 "우리 당이 망하기를 바라며 뛰쳐나갔다가 안 망하니까 슬며시 다시 기어들어오는 것"이라며 복당파를 원색 비난했다. 복당 명분 중 하나인 '보수대통합'도 "웃기지 마라"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탈당해서 당 만들 때도 보수 통합하려고 만들었나, 북풍한설에도 당원들이 피눈물로 당을 지켜왔는데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홍준표 #자유한국당 #탈당 #복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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