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유실물센터가 마련되어 옷, 신발, 가방 등 유실물들이 놓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핼러윈 글씨 위 호박 그림이 그려진 검정 모자, 텔레토비 보라돌이 캐릭터 탈, 거미 모양 인형, 각종 안경과 무선 이어폰, 휴대전화, 신용카드와 신분증들...
그날의 참혹한 상황을 보여주듯 성한 물건은 거의 없었다. 코스튬을 위해 준비한 탈과 장난감 위엔 흙먼지가 내려 앉았고, 안경은 알이 하나 빠져있거나, 휘어진 채로 놓여 있었다. 흰 운동화와 밝은 색의 옷들은 흙 등이 묻은 그대로 정리돼 있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네 컷 사진'도 더러 보였다. 친구와 함께 동물 머리띠를 하고 함께 하트를 그린 사진부터, 익살스러운 탈을 쓰고 활짝 웃는 사진까지. 참사 직전 핼러윈 축제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친구와 함께 구조되어 가방을 찾으러 왔다"는 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구조 당시 상황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골절로 한 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였다. 그는 "한 상인분이 (깔려 있던 저를) 빼주려고 하셨다. 구조 전까지 물도 위에서 뿌려주고, 정신을 잃으려 하니 얼굴을 만져주시면서 정신차리라고 격려했다"면서 "저는 경상자로 분류돼 (연락을 받고 온) 아버지가 저를 업고 한강진역까지 걸어가 차를 타고 이동, 응급실을 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