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는 별점 5점에 춤추고, 1점에 마음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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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업을 하면서 물건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판매자로 살게 되면서 이것을 처음 만든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상세페이지를 볼 때도 제품의 기능만 나열했는지, 판매자의 마음을 담았는지가 보였다.
당연히 판매자의 마음을 담은 제품은 만족도가 훨씬 좋았다. 하지만, 이런 제품에도 별점 1점은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모든 판매자를 만족 시킬 수는 없는 것 같다. 판매에는 제품만 있는 게 아니라 가격, 배송, 서비스, 고객응대 등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라도 고객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점은 내려간다.
상세페이지가 판매자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라면, 리뷰는 소비자의 마음을 표시하는 척도다. 소비자들은 리뷰가 하나도 없는 상품보다 리뷰수가 많고, 점수가 높은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 나 또한 그러하니까. 판매자들이 리뷰수와 점수에 매달리는 이유다.
쇼핑몰 리뷰를 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데, 별점 5점을 주건, 1점을 주건 포인트 점수는 똑같다. 그러니 대부분은 짧게 쓰고 빨리 끝낸다. 간혹 길게 쓰는 경우는 제품으로 큰 감동을 받았거나, 큰 불만을 느낀 경우다.
감동을 받아 길게 쓴 경우는 판매자를 춤추게 한다. 판매자의 마음과 소비자의 감동이 합을 이루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반대로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는 마음이 아프다. 불만 리뷰 중 제품 개선에 도움 되는 글도 있지만, 속상함이 사라지진 않는다.
부정적인 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
쇼핑몰 AI는 '이 리뷰가 다른 소비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글을 최상단에 올린다. 그런 리뷰에는 5점짜리도 있지만, 1점짜리도 포함된다. 만약 최상단에 1점짜리 리뷰가 올라오면 매출에 매우 치명적이다. 첫 페이지 노출이 제품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데 누가 사겠는가. 마치 밥을 먹으려고 식당 앞에 섰는데, '이 집 맛없어요'라고 대자보를 붙인 격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칭찬 리뷰보다 불만 리뷰에 더 잘 반응한다. 리뷰에는 '리뷰도움수'라는 표시를 할 수 있는데, '좋아요'와 같은 의미다. 1점짜리 리뷰에 리뷰도움수가 훨씬 많다. 1점짜리 리뷰가 최상단에 오게 되면 대부분 전화를 한다. 어떤 점이 문제인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인지 등을 알기 위해서다.
리뷰는 온라인상 익명이지만, 전화를 하게 되면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한 사람이 된다. 전화를 하면 공격적이고 불만적인 리뷰와 달리 목소리는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경우가 많았다.
사람간의 문제는 대부분 대화로 풀지 않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무엇이 불만인지, 어떤 해결점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제품 구매로 연결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선 환불을 해드리기도 한다.
이렇게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그런 경우엔 시간을 흘려보내는 수밖에 없다. 매출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말이다. 쇼핑라이브에서 각종 혜택과 커피쿠폰까지 받아간 사람이 불만 리뷰를 올린 후 반품을 한 적도 있었고, 제품 불량이 발견되어 새 제품을 배송했는데, 이전 불량제품 사진과 함께 리뷰를 올려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새 제품 교환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말이다. 제품 판매를 하면서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많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롱런하기 위한 방법은 하나, 시간을 쌓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