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번 홍성 대형 산불로 피해 면적은 1454ha로, 이는 서부면 전체면적 5582ha 중 26%다. 불에 탄 야산이 검은색으로 변해있다.
신영근
그러는 사이 3일째 되는 지난 4일 바람이 잦아들고 소방헬기가 재투입되면서, 오전 5시 기준 67%이던 진화율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91%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남은 잔불 진화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100% 진화됐다. 이는 산불 발생 55시간 만으로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5시 50분 산불 발생을 해제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홍성지역에는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비는 다음날까지 이어져 재발화 위험에서 벗어났다.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번 홍성 대형 산불로 피해 면적은 1454ha로, 이는 서부면 전체면적 5582ha 중 26%다.
시설 피해는 주택 전소 48동, 반소 11동 등 총 59동, 축사 4동, 컨테이너 21동, 비닐하우스 48동, 농기계 35대, 수도시설 4개, 태양광 1개 등이 집계됐다.
특히, 소 3마리, 돼지 850마리, 산란계 8만 마리, 염소 300마리 등 8만 1153여 마리가 피해를 보았으며, 이외에도 조경수 8026여 주, 묘지 17기 등이 피해를 입었다.
인명피해는 없으나 34세대 4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임시거처인 서부면 문화누리센터에 머물렀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이번 대형산불은 홍성 주민과 서부·결성면 주민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자가 2박 3일 동안 지켜본 산불 현장은 전쟁터였다.
취재기간동안 도로 옆 임야가 불타면서 차량에 옮겨붙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이어졌다. 지금도 당시 불타는 모습과 주민들 대피 모습, 옮겨붙은 산불을 생각하면 무서울 정도다. 산불 현장을 너무 속속들이 들여다본 탓일까. 이로 인해 밝힐 수 없는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산불 진화 후 11일이 지났다. 하지만, 지난 15일 다시 찾은 서부면 산불 현장은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특히, 산불 현장인 산에서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커먼 재가 신발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타버린 겉잎을 뒤집어쓴 이름 모를 식물에서는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3일간 이어진 홍성 산불과 관련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가운데, 홍성군이 피해복구와 피해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피해 주민들을 위한 성금을 보내오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피해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듯한 위로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