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센터 등에서 강사활동을 하는 구미옥 대표.
최미향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교나 센터 등에서 강사 활동을 하는 구미옥입니다. 강의 내용은 주로 인형만 10년째 했구요. 요즘은 인형 외에도 생활공예를 하는데요. 기후 위기로 인해 일상생활 속 탄소중립 기여 차원에서 업사이클링 공예수업도 같이 해요. 올 상반기에는 15군데, 하반기에는 정해진 곳만 11군데 됩니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외 교육 기부를 5년째 하고 있고 서산희망쌀나눔봉사회 회원으로 6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바쁜 와중에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곰돌이 남편 덕분인 것 같습니다(웃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거든요. 결혼 14년 차지만 여전히 깨 볶아요 우리(웃음)."
- 그렇다면 가족 얘기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네요.
"저는 경남 진주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어요. 저희 부모님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믿음으로 새벽 4시 전이면 일어나셨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셨습니다.
아버지는 무뚝뚝한 분으로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신 분이시죠. 자식들에겐 매는커녕 험한 말 한 마디도 않으신 분이셨어요. 그리고 봉사대장님이기도 했죠. 이장, 방범대, 의용소방대 등. 봉사하면서 간식으로 받은 초코파이 등을 자식들에게 툭 던져 주시던 츤데레(까칠하면서도 은근히 잘해줌)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 같은 남자를 동경했고 그 대상자가 바로 저희 곰돌이(남편)를 만난 겁니다. 청소년 시절 나름 힘든 시기였던 터라, 청년기에 딱 기대고 싶은 남자를 물색한 건지도 몰라요."
- 얼만큼 힘든 시기를 겪었게요?
"청소년 시절을 생각하면 좀 부끄러워요. 시골에서 풍족하지 못하게 살아 늘 불만이었죠. 하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못하다 보니 사춘기를 격하게 치렀습니다. 사람들은 비행청소년이라고 하죠. 학생주임은 큰아버지, 진로상담실은 저의 전용방, 교무실 앞 골마루는 저의 거실. 그래도 하나는 지켰어요. 남을 해하거나 법적으로 하면 안 되는 것은 절대 하지 않았죠.
중학교는 간당간당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1학년 2학기 때였는데 도저히 저의 욕구를 채울 수 없겠단 생각을 했어요. 학교를 자퇴하고 알바를 시작했죠. 17살부터 독립하여 지냈어요. 추운 겨울 버스비가 없어 왕복 2시간 거리를 걸어서 전기업체 경리로 한 달을 다녀 첫 월급을 탔고 그 돈으로 혼자 경제적인 독립을 했었죠.
어릴 적 어머니는 말씀하셨어요. '책가방 내려놓으면 그땐 알아서 해결해야 된다' 정말 그랬어요. 취직 후 버스비 달랬더니 어머니께선 딱 자르셨죠. 책가방 내려놓았으니 안된다고. 너를 낳았으니 쌀과 김치는 주겠다면서요. 진짜 딱 쌀과 김치만 주신 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