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풀이래브라도 리트리버 밥풀이의 사진. 배소일 작가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이다.
배소일
반려견이 순한 것과는 별개로, 대형견일 때 맞닥뜨리는 편견이나 불편함 또한 분명 존재한다. 밥풀이와 함께한 추억 중 가장 불편하고 힘들었던 기억을 묻자, 그는 제주도 여행을 꼽았다.
"작년에 밥풀이 한 살 된 기념으로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갔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애견 동반 카페, 식당, 숙소가 없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해수욕장이나 국립공원 같은 곳도 애견동물 출입금지인 곳이 많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생각보다 좌절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요즘 많은 곳에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대형견 동반과는 별개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식당 예약을 할 때에도 미리 전화를 하거나 아예 미리 방문을 해서 '착하다, 순하다' 어필을 해요. 백화점의 경우에는 통로까지만 허용하고 매장 안에는 못 들어오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고요. 또, 입마개 이야기를 종종 듣는 편이죠."
대형견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바로 입마개다. 그런데 지차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현행법상 맹견으로 분류되는 개 5종을 제외하곤 입마개를 씌울 의무는 없다고 한다. 동물보호법 제21조(맹견의 관리)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월령이 3개월 이상인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목줄과 입마개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여기서 입마개를 해야 하는 견종은 '맹견 5종 및 그 잡종'만이 해당된다.
그럼에도 종종 개물림 사고 등이 보도되다 보니, 사람들은 개의 덩치만 보고는 무조건 '입마개를 씌워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했다.
"소형견을 키우시는 반려인분들마저도 대형견은 무조건 입마개를 씌워야한다고 잘못 알고 계신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분들은 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밥풀이와 함께 있으면서 이렇게 늘 불편함만 마주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엔 신기한 눈으로 바라만 보다가 어느새 밥풀이를 먼저 찾는 이웃사촌도 생겼다고. 그는 가장 좋았던 기억으로 지난 여름날의 한강 수영장을 꼽았다.
"보통 리트리버들은 수영을 좋아하잖아요. 밥풀이도 최근에야 수영을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사설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당일치기인데도 10만원이 넘게 들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여름에 뚝섬 한강 수영장에서 반려견 수영장을 만들었어요.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무료로 운영을 해서 열심히 이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