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내부에 부착된 안내문버스기사들의 휴대전화를 승객들이 보이게 별도 보관한다는 내용
박승일
처음 본 생각은 '뭐지? 승객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고 보관함에 넣어 두었다가 내릴 때 가져가라는 건가?,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금방 깨닭았습니다. 왜냐하면 '양손은 운전대에'라는 글귀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버스기사들의 개인 휴대전화를 운전하는 동안 사용하지 않고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으며, 이를 승객들이 볼 수 있도록 알려주려고 써 놓았던 것입니다.
경찰관의 시각에서 생각해봐도 너무 과도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도로교통법상 위법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2시간여 이상을 계속해서 운전하는 운전기사들에게 신호대기중이든 정류장에 정차했을 때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역삼역에 도착해 약속장소에서 경찰동료 두 명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버스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마음이 불편하기 보다는 이 버스회사에서 기사님이 운행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무슨 민원을 받아서 생각해낸 아이디어 아닐까요? 내가 버스기사라면 사실 더 신경 쓰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요즘은 대부분 휴대전화와 워치를 연결해 쓰는데 내용을 모르면 궁금해 미칠거 같긴 하죠"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작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택시 기사가 주행 도중 성인 영상물(이른바 '야동')을 보는 택시기사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있었습니다. 또한, 버스기사가 운행 중에 휴대전화 문자를 하다 급 정거를 해 손님이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