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밤을 잊은 농부들'. 수업이 끝나고 단체 셀카를 찍고 있다.
이돈삼
지난 4월 17일 모두가 잠든 달 밝은 봄날 밤, 유난히 한 곳이 시끌벅적하다. 남녀의 목소리가 골목으로 들려온다. 자동차도 여러 대 세워져 있다. 실내 불빛은 철저하게 차단돼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출입문을 빼꼼 열고 보니, 실내 불빛이 환하다.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뭔가를 하고 있다. 한쪽에 '담양 밤을 잊은 농부들 온라인 마케팅 스터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의 현장임을 직감한다. 공부 과목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이다.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에 있는 비건체험 학습장이다. 학습장은 사찰음식을 하는 정보스님이 운영하고 있다. 정보스님도 '밤을 잊은 농부(밤농)'의 한 사람이다. 스님은 '밤농'을 위한 저녁식사도 준비했다. 깻잎, 보라색양배추, 비트, 콩잎, 삼채, 매실, 도라지, 청양고추 장아찌가 들어간 김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