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다부 공항에서 카이로로 환승하는 비행기를 타려고 부지런히 걷고 있다.
차노휘
아비다부에서 카이로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샴 엘 셰이크(Sharm Al Shiekh)까지 국내선 비행기가 예약되어 있었다. 최종 종착지는 다합이었다. 다합에 닿기 위해 나는, 7월 4일 0시 55분 아비다부로 향하는 비행기를 인천공항에서 탑승했다. 열 시간 정도 비행을 하면 아랍에미리트 시간으로 오전 5시 40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카이로로 출발하는 같은 회사 항공편이 아침 9시 40분에 있다. 카이로에 12시 35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샴 엘 셰이크로 가는 국내선을 3시 15분에 탑승해야 한다. 그러고도 택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려야 다합에 도착할 수 있다. 다합에서 46일 동안 프리다이빙을 할 계획이었다.
나는 다합으로 나를 데리고 가 줄 콜텍시까지 현지인 지인을 통해 전부 예약을 해놓았다. 아비다부에서 이렇게 지체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카이로 공항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한 달 동안 사용할 유심칩을 사려고 했기 때문에 미리 한국에서 내 전화사용을 차단시키고 왔다. 기내에서 2시간 동안 갇혀 있으면서 나를 마중할 사람에게 전화를 하려고 해도 발신 정지인 전화는 나를 답답하게만 했다.
우는 아이, 소리치는 아주머니 등. 곧 기내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여러 국적기를 타고 여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이렇게 갇혀 지낸 것은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어컨이 고장난 기내에서 두 시간 이상 잡아놓는다는 것은, 그 뜨거운 중동에서는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
곧 기내 승객들은 방송에 따라 가방을 다시 싸들고 공항으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앰뷸런스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나는 샴 엘 셰이크 공항에 오후 5시 15분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타면 7시 안에 다합에 도착할 몸이었다. 플랜1이 어긋난 상태에서 이제 플랜2, 플랜3…를 세워야 했다.
항공사에서 메시지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플랜은 불확실했다. 호텔 바우처를 주고는 다음날 비행기 편을 마련해줄지, 아니면 당일 늦은 오후라도 카이로로 출발할 지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이쪽저쪽 여지를 고려해서 나는 와이파이가 터지는 공항에 들어섰을 때 콜택시 취소 등 긴급하게 해결해야할 것들을 해결하고는 Kero에게 문자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