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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없는 사람, 소시오패스" 미 대선 흔드는 밴스 '막말'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밴스, 무자녀 여성 비하 발언 논란

등록 2024.07.31 14:04수정 2024.07.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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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7월 30일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7월 30일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대선 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의원의 '막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30일(현지시각) 밴스 의원이 자녀가 없는 이들을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라고 여러 차례 비난했다며 과거 발언을 보도했다. 

밴스 의원은 2020년 11월 한 보수 팟캐스트에 나와 "자녀가 없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소시오패스 성향을 더 갖게 된다"라며 "궁극적으로 나라 전체가 정신적으로 조금씩 더 불안정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녀가 있는 삶이 강력하고 가치있는 삶인데 "미국의 지도층에서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소셜미디어 엑스(당시 트위터)에서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때문에 많은 사회 지도층이 소시오패스가 됐다"라고 썼다. 

해리스 부통령에 '캣 레이디' 비난한 밴스 

그는 2021년 8월에도 정치자금 후원을 위한 이메일에서 "이 나라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도록 할 수 없다"라며 "우리가 무자녀 소시오패스들의 지배를 받게 됐는데, 이들은 자녀에 투자하지 않았기에 이 나라에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밴스 의원은 2021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자녀가 없는 민주당 인사들을 '무자녀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로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캣 레이디는 고양이를 아끼는 여성을 일컫지만 때로 가족 없이 반사회적으로 독신 생활을 한다는 비하의 의미로도 쓰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녀를 출산한 적은 없지만, 지금의 남편이 전처와 낳은 아들과 딸을 10년 넘게 양육하고 있다. 


CNN은 무자녀 여성을 겨냥한 밴스 의원의 비판이 일회성이 아니라, 그가 일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전쟁'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밴스 위원의 '캣 레이디' 발언이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밴스 의원은 자신이 가족생활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며 "그 발언에는 아무 잘못이 없다"라고 감쌌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반격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는 지난 25일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나의 아내는 콜과 엘라가 10대일 때부터 나와 함께 공동 부모였다"라며 "그녀(해리스 부통령)는 다정하고, 양육에 힘쓰고, 맹렬하게 보호적이고, 언제나 옆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복합가족(blended family)을 사랑하며, 그녀가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복합가족이란 이전 결혼에서 태어난 자녀를 포함하는 재혼 가족을 의미한다.

공화당서도 우려... "모든 여성 자극하는 말"

논란이 확산하자 밴스 의원은 이튿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내 발언의 요점은 민주당 인사들의 '반가족-반자녀' 메시지와 정책을 공격한 것"이라며 "사람들은 냉소적인 표현에만 집중하고 내가 한 말의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디어가 나를 공격하고 싶은 것은 알지만, 누구나 부모가 되면 삶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해명했다. 

밴스 의원의 대변인 테일러 밴 커크도 이날 CNN에 보낸 성명에서 "밴스 위원의 발언은 가족과 자녀에 뚜렷하게 반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것"이라며 "밴스 의원은 부모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격려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데 있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도 밴스 의원의 무자녀 및 저출산에 대한 공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로 일했던 앨리사 파라 그리핀은 <뉴욕타임스>에 "자녀가 없는 여성이 사회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진보, 보수, 중도를 가릴 것 없이 많은 여성이 밴스 의원의 발언을 인지하게 됐고, 잊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딸이자 보수 성향 평론가인 메건 매케인도 "밴스 의원의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장 보수적인 유권자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을 자극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밴스 의원은 좋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밴스 #해리스 #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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