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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수 절반 감소 예상', 이 나라에 필요한 것

[굿모닝 퓨처] 너무 낮은 출생율을 개선하려면

등록 2024.08.12 12:00수정 2024.08.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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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퓨쳐'는 전문가들의 자발적인모임인 '지속가능한우리사회를위한온라인포럼'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굿모닝충청'과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사회와 대화하는 창구입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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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Image ⓒ chrishcush on Unsplash

 
<파이낸셜 타임즈(FT)>의 저출생 관련 기사(2024. 3. 28)를 보면 '자녀의 출산에 관련된 결정은 돈 문제를 넘어서며, 출산과 육아에 관련된 문화는 정책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양육비용이 심각하게 고려되기 몇 단계 전부터 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는 2024년에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157개교나 됐고, 폐교되는 초등학교도 24개교에 이릅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380조 원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청년은 여전히 결혼과 출산에 냉소적입니다. 전문가들은 현금 지원에 앞서 목적과 방향이 중요하다고 제안합니다. 일·가정 양립 등 노동환경 변화도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24년 합계출산율 전망치는 0.68명(중위 시나리오 기준)입니다. 2023년의 합계출산율이 0.72이었는데, 이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출생아 수는 40만 명보다 적어졌습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2024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2033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지금보다 반으로 줄어들며, 2038년이 되면 입영대상자 20만 명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2044년에는 경제활동인구 1000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도 매우 심각한데,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 감소 지역 가운데, 지난해 기준 중위 연령이 60세에 도달한 24개 군 지역은 2059년까지 평균 41%의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높은 주거비와 사교육비

저출산의 원인으로 흔히 높은 주거비와 사교육비가 지목됩니다. 국토연구원의 국토정책 브리프(2024. 1. 2)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방향>에서 제시하는 자녀 순위별 출산율에 대한 기여도 분석 결과를 보면, 첫째 자녀의 출산은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과 같이 주거비 부담이 높은 기여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둘째 이상 자녀의 출산에는 주거비 부담의 영향은 감소하고, 사교육비의 영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든 자녀 출산에 대해 주택가격의 영향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첫째와 둘째 자녀는 초등학교 사교육비, 셋째 자녀 이상은 중·고등학교 사교육비가 출산율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출산율 회복을 위해서는 주택 매매가격, 전세가격, 사교육비를 낮추는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부와 통계청(KOSIS)이 공개한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9년 32만1000원에서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여 2023년 43만 4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사교육비는 4년 사이에 10만 원가량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en)의 저서 <2030 축의 전환(The Future of Everything)>에 따르면 출생의 하락은 아프리카 등을 제외하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그리고 남아시아 지역 등에서는 지금도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평생 다섯 명에서 열 명 또는 그보다 더 많은 자녀를 출산합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인구 과잉을 염려해 산아제한정책을 중요한 국가 정책으로 시행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개발도상국에서도 여성 한 사람이 낳는 자녀의 수가 크게 줄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자료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2022. 7)>에서는 한국의 인구가 2070년 38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2022년에 인구 정점인 5200만 명에 도달한 다음 이후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편, 유엔의 2017년 보고서 <2017년 세계 인구 전망(World Population Prospects : The 2017 Revision)
>에서는 2100년 한국 인구를 3879만 명으로 예측한 바 있는데, 2070년에 이미 예측 인구 3800만 명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출생율 감소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결혼과 출산에 관한 선택권 강화, 경제적 요인(육아의 기회비용 증가, 결혼의 기회비용 증가, 부동산 부담의 증가 등), 환경적 영향, 문화적 요인 등 매우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여성의 노동력이 중요해지면서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경제활동에 짐이 되는 출산을 기피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국가 내에서도 도시로 갈수록 농촌에 비해 여성의 사회진출 비중이 높아 출산율이 저하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전환이 필요하다

혼자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짐에 따라 편리해진 독신생활과 기타 욕구가 다양해지고, 결혼할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나타나면서 자기 자신에게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결혼과 출산율은 점차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여성의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도 출생 감소에 영향을 미칩니다. 자신이 출산한 자녀를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에서 쾌적하게 육아하거나 양육(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염려도 출산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일 수 있습니다.

가정을 중시하고 가정에 역할을 많이 부여해야 하는 국가에서는 출산율이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가족의 화목과 지원을 강조하는 남유럽의 이탈리아 같은 국가, 태국처럼 교육부터 물질주의와 계급적인 부담이 가정까지 이뤄지는 나라, 그리고 자식에게는 어떠한 아까운 것도 없으며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을 포함한 대만, 싱가포르 등 유교 문화권의 나라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저출생 대책은 범국가적으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참여연대가 발간한 <복지동향> (2024년 3월호)에서 김아래미 교수가 '출산율 제고'로부터 '삶의 질 제고'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한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허재영씨는 충남도립대학교 명예총장입니다.
#출생율 #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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