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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중 '우울증' 1위 오명, 이 사업으로 씻는다

보건복지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두 달째... 올 하반기 8만명 심리상담 목표

등록 2024.09.03 05:56수정 2024.09.0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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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보건복지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공익캠페인 영상 중 심리상담사와 이용자간의 상담하는 모습.

보건복지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공익캠페인 영상 중 심리상담사와 이용자간의 상담하는 모습. ⓒ 보건복지부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어려움이 생겨 동료들과 갈등이 생겼고, 경제적으로도 불안정해져 우울과 불안감에 휩싸여 지냈어요. 수면에도 문제가 있어 신경정신과에서 약물 처방을 받아 도움을 받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생각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 경기도 고양시 거주 프리랜서 A씨의 '전국민 마음 투자사업' 상담 사례 중에서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다. 특히 2021년 조사에서는 OECD 국가 중 우울증 1위(36.8%), 불안증상 4위(29.5%)를 차지하기도 했다.

위 사례의 A씨의 경우 오랜 시간 프리랜서로 일을 하던 중에 업무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우울이 찾아왔고, 점차 불안감은 커져갔다. 결국에는 병원 치료까지 받게 됐다. 하지만 쉽게 '마음건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병원 입원 치료까지 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기에 다시 고민이 커졌다.

A씨는 "주변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혼자 고민하던 차에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알게 됐다"면서 "나이와 성별, 소득수준 상관없이 누구나 국가에서 지원받아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대인관계 갈등의 원인을 알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제가 원하는 것을 유연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상담 선생님과 연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국가에서 제공하는 지원 덕분에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다시 희망을 품게 되었는데, 이 서비스가 많이 알려져서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심리상담을 통해 도움을 얻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직 이런 (심리상담)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국가에서 이 사업을 많이 홍보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A씨가 소개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에게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마음 건강을 돌보고, 자살 등을 예방하고자, 2024년 7월부터 신규로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갈수록 심각한 '마음건강' 문제... 2022년 우울증 100만 명 돌파


앞서 정부는 2023년 12월 5일 정신건강정책 대전환, '예방부터 회복까지'라는 비전 아래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의 핵심과제 중 하나이다.

갈수록 '마음건강'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2022년에는 '우울증'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고, 20대의 우울증 약 복용도 2018년(9만9796명)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19만4322명을 차지했다. 그만큼 우울 및 불안 문제가 심각하며, 주변에서 쉽게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신건강정책은 중증 정신질환자 치료 및 요양에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건강 문제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최근 9년간 진행한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6.6%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이 위험 신호를 못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이는 자살 시도자 등 자살 고위험군이 보내는 '경고신호'에 대한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것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이다. 결국, 심리상담 서비스로 악화되는 마음건강 예방하는 내용의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돌봄과 간병, 마음건강 투자사업에만 내년에 2500억 원을 증액 편성하는 등 국민 수요가 높은 서비스 복지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시행 두 달째를 맞고 있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통해 올 하반기 8만 명 정도 심리상담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2025년도에는 16만 명, 2026년 26만 명, 2027년 50만 명으로 확대하고, 이후 연 50만 명을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연숙 보건복지부 정신건간관리과장은 "다른 보건의료 영역도 마찬가지이지만, '예방 분야'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크게 영역을 나누면 우선 '예방' 치료이고, 치료 이후에 '재활'이나 '회복' 단계로 나눌 수 있다"면서 "정신건강 정책에서 그동안 '예방' 분야는 아예 정책이 없다시피 할 정도였는데, 이제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예방 정책을 시작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우울감이나 정신건강 문제가 정신 질환으로 되기 이전에 심리상담을 통해 국민들이 정신 건강을 좀더 돌보실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라며 "경제적 측면에서도 국민들에게 바우처 비용 지원을 통해 심리상담을 받는데 진입 장벽을 낮춰드리고자 하고, 아울러 마음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도 같이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  보건복지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공익캠페인 영상 중 심리상담사와 이용자간의 상담하는 모습.

보건복지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공익캠페인 영상 중 심리상담사와 이용자간의 상담하는 모습. ⓒ 보건복지부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의 B씨는 "구직 기간이 오래되어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 정신과에 내원 중이었다"면서 "물론 상담도 받고 싶었습니다만, 병원비보다 훨씬 비싼지라 부담을 느꼈다"고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B씨는 "청년에게 지원되는 무료상담도 두 번 받았고, 효과도 있었으나 정해진 회기가 끝나면 더 이상 교류가 불가능해 한계가 있었다"면서 "그러다가 아는 상담 선생님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추천해 주셨고, 취업준비생으로서 금전적인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국가사업이 생겨 매우 감사하며, 이 사업을 통해 상담 선생님과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을 듯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이번 사업 지원대상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 대학교상담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Wee센터/Wee클래스 등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의뢰서를 발급받은 자 ▲정신의료기관 등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급받은 자 ▲국가 건강검진에서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우울증 선별검사(PHQ-9)에서 10점 이상)이 확인된 자 ▲자립준비청년 및 보호연장아동 ▲동네의원 마음건강돌봄 연계 시범사업을 통해 의뢰된 자 등에게 지원을 할 예정이다.

심리상담 서비스 유형의 경우 서비스 제공인력의 자격 기준에 따라 1급 및 2급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서비스 비용은 회당 1급 유형은 8만 원, 2급 유형은 7만 원이다. 정부지원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70%에서 100%까지 지원되며,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연장아동은 100% 지원된다.

a  유형별 정부지원금 및 본인부담금(1회당)

유형별 정부지원금 및 본인부담금(1회당) ⓒ 보건복지부


심리상담 전문 인력은 약 10만 명이 넘는 규모가 우리 사회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신청하고자 하는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대학교상담센터·청소년상담복지센터·Wee센터/Wee클래스·정신의료기관 등에서 발급한 의뢰서, 국가 일반건강검진 결과통보서 등 대상자별 구비서류를 갖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여 서비스 유형(1급 또는 2급 유형)을 선택하고,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참고로, 온라인 '복지로' 신청은 오는 10월부터 제공되며, 추후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지원 대상자로 결정되면 1:1 대면으로 1회당 최소 50분 이상, 총 8회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가 제공된다"면서 "대상자는 본인부담금 납부 및 심리상담을 받은 후 바우처 결제를 하면 되고, 서비스 지원기간은 바우처 발급일로부터 120일 이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제공기관 검색은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포털(https://www.socialservice.or.kr)에서 가능하고, 지원 대상자는 거주지와 상관없이 본인의 서비스 유형에 맞추어 서비스 제공기관을 선택하여 심리상담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받아본 서울 성동구의 C씨는 "현재 상담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험 적용이 되는 부분도 아닌지라 상담비는 만만치 않았고, 사회초년생에 집안 형편이 좋은 편도 아니라 가족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상담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삶의 위기의 순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상담을 계속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C씨 역시 앞서 소개한 A씨와 마찬가지로 지속된 우울감과 직장 내 스트레스로 불안감과 피해의식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정신과를 찾아가 약물을 먹게 됐고, 상담센터를 찾아가 상담도 받아봤다고 한다. 그러다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접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상황의 제게 경제적 부담을 덜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 정책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었고, 국가적으로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 실시가 돼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상담 선생님께서 힘든 상황에서 저를 붙잡고 위기의 순간을 함께 지혜롭게 처리해나갈 수 있도록 상담해주셨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덕분에 지금 저는 인생의 어려운 순간을 헤쳐나가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모쪼록 본 정책이 확대되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경제적 심리적 지원을 제대로 받고 위기를 넘어서 성장하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  2024년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2024년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마음건강 #마음투자지원사업 #이맘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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