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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생식물 지채 금강하구에서 군락지 발견... "이례적"

"금강에 쌓인 토사가 원인으로 추정, 하구둑 개방해야"

등록 2024.10.04 11:22수정 2024.10.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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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3일 금강하구에서 지채 군락이 발견됐다.

지난 3일 금강하구에서 지채 군락이 발견됐다. ⓒ 독자제공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이 공유하고 있는 금강하구에서 염생식물인 지채로 추정되는 식물 군락이 발견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로 4~5월에 피는 지채가 10월에 발견된 것도 특이하고, 해변이 아닌 금강에서 군락이 발견된 것도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갯창포로도 불리는 지채는 다년생 초본으로 주로 바닷물이 닷는 습지에 분포하는 염생식물이다.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식물의 발생 원인이 '막힌 금강하구 둑'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오전 11시 김억수 서천생태문화학교 이사와 이강선 서천군의원은 경포천과 합수되는 금강하구를 찾았다. 서천과 군산을 잇는 동백대교와도 가깝다.

김억수 이사는 "처음에는 생태교란종인 영국 갓끈풀이 번식한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갓끈풀이 아닌 지채로 추정된다. 원래 이곳(동백대교 앞, 내륙에 가까운 금강 쪽)에서는 지채가 발견되지 않았다. 바다에 가까운 쪽에서 소규모로 발견됐다.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강하구둑을 기준으로 금강호와 바다 쪽 모두 펄(진흙)이 쌓이고 있다. 서천갯벌은 모래갯벌, 혼합갯벌(모래와 펄), 펄갯벌로 이루어져 있었다. 모두 진흙펄로 바뀌면서 조개류들이 서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백합은 모래 펄에 사는데, 백합의 서식지가 줄고 있다. 혼합갯벌에 사는 바지락의 서식지도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견된 식물이 생태교란종이 아닌 탄소흡수를 흡수하는 지채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육지와 가까운 금강하구에 지채가 번식하는 것은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a  이강선 서천군 의원과 김억수 이사가 3일 금강하구 동백대표 인근에서 지채를 발견했다.

이강선 서천군 의원과 김억수 이사가 3일 금강하구 동백대표 인근에서 지채를 발견했다. ⓒ 독자제공


이강선 서천군의원은 "지채로 추정된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서천 해양생물 자원관에 샘플을 보내 검사 의뢰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처음 발견된 것이다. 그 전에는 (동백대교 앞 금강하구에서는) 번식을 하지 않았던 식물이다. 토사(혹은 진흙 퇴적)가 원인으로 보인다. 퇴적물이 적을 경우 갯벌이 물에 잠기는 시간이 길다. 하지만 최적물이 쌓이고 갯벌이 물에 잠기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지채가 대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서식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지채의 번식이 아니라 금강하구에 토사가 지속적으로 퇴적되는 것이다. 퇴적으로 유속이 느려지고 있다. 육지에서 내려온 민물이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염류가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파괴 되고 있다. 금강하구를 개방하고 유속을 빠르게 해서 퇴적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서천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채는 보통 4~5월 경에 핀다. 서천군 장항 갯벌에서도 지채가 잘 자라고 있다. 물이 들어오면 침수되기도 하고, 또 건조가 되는 과정을 거치며 자라는 특징이 있다"라고 말했다. 9월에 지채가 핀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최근 지속된 고온이 원인으로 보인다. (온도가 높을 경우) 봄에 피는 식물이 종종 가을에 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지채 #금강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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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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