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명태균씨가 선택적인 언론 접촉을 늘리고 있다. 취재 요청에 명씨가 적극적으로 응하는 매체가 있는 반면, 직접 지역을 찾아가도 명씨를 만나지 못한 언론사도 있었다. 그는 지난 9월 25일 이후 <오마이뉴스>의 연락도 일절 받지 않았다.
그러다 명씨는 지난 12일 늦은 오후 기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마이뉴스>에서 전화가 와서"라고 언급했지만 전화를 먼저 건 것은 명씨였다.
1시간 넘게 이어진 통화에서 그는 자신이 "정치 브로커가 아니다"라며 "돈을 받아야 브로커인데 나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본인은 "그림자"라면서 특정 캠프의 "직함을 가져본 적도 없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미래한국연구소 역시 본인의 회사가 아니라고 반복해 주장했다. 실제 대표가 따로 있고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라는 직함이 찍힌 명함 역시 "자기들이 회장이라고 파줬잖느냐"라고 자신은 무관한 듯이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여론조사에 개입하는 게 아니라 여론조사를 분석해 전체적인 "판을 짜는 사람"이라며 "바람이 불어도 산의 모양대로 분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상당 시간을 할애해 지난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오마이뉴스>가 명씨의 발언을 검증하기 위해 취재를 진행하던 13일 오전, 명씨는 더 기다리지 않고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내용을 올렸고 다수 매체가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명태균 "김종인에 '오세훈 당선 전략' 세가지 제시" https://omn.kr/2aisw).
"오세훈 고쳐쓰자고 내가 김종인 위원장 설득"
명씨는 이날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이 원래 (2021년) 1월 10일 출마 선언을 한다. 1월 11일 김종인 위원장에게 갔더니 화가 많이 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화가 난 이유에 대해 "정진석씨가 '우리 당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면 당연히 단수 공천을 줘야 된다. 우리 후보로 나가야 된다'고 하니까 김종인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이 실제 '조건부' 출마선언을 한 것은 1월 7일이고, 정진석 비서실장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명씨는 김 전 위원장이 오세훈 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을 두고 격분했는데 "그래도 허우대는 멀쩡하니까 좀 고쳐 쓰면 안 되겠느냐"라며 "25분을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이 페이스북에 남겼던 '토끼와 거북이' 비유를 앞서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도 그대로 사용했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면, 바다에서 하면은 거북이가 이긴다. 육지에서 하면 토끼가 이긴다"라며 "오세훈은 거북이였고, 나경원은 토끼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 같은 경우는 보수 쪽에서 보면 중도지 않느냐? 나경원은 약간 우측이 좀 강하다"라며 "안심 번호에서 유효 표본 숫자를 다 맞춰야 한다. 그러면 거기서 무응답을 하는 사람에게 재차 질문을 할 수도 있는데 그 사람들은 확고하게 누구를 지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중도에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이 응답하게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무응답층에서는 오세훈 쪽이 나경원보다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는 것이다.
오 서울시장 측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차례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명씨는 "오세훈은 지가 왜 (서울시장이) 됐는지 모른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오세훈이 전화가 왔다. 네 번 질질 짜더라"라며 "내가 그 사람들 아주 인격에 대한 모독을 한 건데 왜 고소를 안 할까? 내가 거짓말하겠느냐? 내가 이야기하는 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급할 때는 하루에 15번씩 전화"